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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의 [산카레] - 망원에는 [헤키]라는 돈까스 집이 있다. 촉촉한 안심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다시 헤키를 찾을 때마다 그 이유는 십중팔구 '레몬냉우동' 때문이다. 따뜻하고 깔끔하지만 가쓰오의 깊이가 있는 온우동만 먹어왔던 나에게, 냉우동이라는 음식은 좔깃좔깃하고 상큼달달한 중독적 충격을 선사했다. - 그 이후로 한동안 냉우동이 머리에서 떠날 생각이 없었고, 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방문한 어느 카레집의 냉우동은 아직도 나에게는 인생 냉우동이다. 한강진역에서 조금 내려가다보면 일본인 직원들이 운영하는 [산카레]가 바로 그 곳이다. 여기서 파는 냉우동이 내 입맛에는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카레는 평범해보일 지경이었다. 평일에 갈 때마다 웨이팅 없이 먹었고, 주말에도 한 두 팀 정도로 항상 많이 대기하지는 않았다. - 향신료 향이 솔솔 나는 카레집에서 무슨 냉우동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백문이 불여일먹(?). 사실 단골들에게는 냉우동으로 더 유명한 곳 같기도 하다. 물론 산처럼 밥을 쌓아놓은 귀여운 카레 디시도 많이들 시켜먹고 있었다. 🍜 오늘은 라임카라아게 냉우동과 함께한다. - 라임카라아게 냉우동은 말 그대로 냉우동에 라임 슬라이스, 따뜻한 가라아게, 시원한 방울토마토가 올라간다. 음식이 나오면 흥분을 주체할 수 없이 바로 국물을 한 숟 떠먹는다. 라임 슬라이스 덕분에 상큼함이 밴 국물을 7번 정도는 연속 카이팅 해먹고 나서야 참았던 숨을 내뱉을 수 있다. 상큼 달달하고 중독성 있는 국물은 질릴 틈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얼움도 동동, 시원함을 끝까지 가져가게 해주고 가끔 씹어먹어도 웃기다. 한 숟 뜬 국물에 우연히 들어간 후추 조각들은 국물을 먹고 입에 남아 씹히며 소정의 재미도 준다. - 여타 고수의 온우동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온우동보다 냉우동의 면발이 쫄깃쫄깃하고 탄력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산카레의 냉우동 면발 또한 실망시키지 않는다. 면발을 후룩 먹으면 그 감칠맛 넘치는 국물이 자연스럽게 같이 딸려 올라온다. 정말 '좔깃좔깃'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면발. 내가 지금 훨씬 굵은 분모자를 먹는 듯한 착각을 준다. - 이 냉우동은 라임도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따뜻한 가라아게가 킥이다. 따로 사이드 메뉴로도 팔 정도의 수준급인 가라아게는 찬 국물을 먹다가 한 조각씩 베어먹으면 극락을 보여준다. 반은 국물에 잠겨 눅눅하지만 국물을 그득 머금었고, 윗부분의 튀김은 여전히 따뜻하고 기분 좋게 입에서 베어진다. 한 입 베어물면 나오는 김과 따뜻한 닭기름, 살코기. 이런 훌륭한 가라아게를 먹고 바로 냉우동 국물을 한입하면 안에서 섞이며 고소한 감칠맛이 폭발한다. 가라아게를 반 입 베어물고 다시 우동에 놓으면 자연스레 육즙과 기름이 국물이 퍼져 놔둘수록 음식이 더 맛있어지는 느낌적 느낌도 든다. 다 먹고 마지막 남은 두어스푼의 국물과 함께 넘기는 방울토마토는 왜이리 달고 맛있는지. <코멘트> 쫄깃쫄깃한 우동면발을 애정한다면, 깊은 가쓰오 국물만 먹다 달달시원한 일탈을 원한다면, 곧 더워질 봄여름에 추천! ✔️ 한남동 [산카레 한남점]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8-5 지층 ✔️ 라임카라아게 냉우동 12,000

산 카레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8-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