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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일산 칸칸 커피가 칸칸 에스프레소라는 이름으로 익선동에 새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에스프레소 바 컨셉의 매장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커피에 집중하는 전문 매장이라는 의미로 에스프레소라는 단어를 사용하신 것 같아요. https://www.instagram.com/p/Ci11gKqh3ih/?igshid=YmMyMTA2M2Y= 일산 시절에는 핀만 해놓고 가보지는 못했는데, 드디어 맛을 보게 되네요. 일산에서도 안쪽에 계셔서 그쪽은 당최 갈 일이 없었거든요. 사실 에스프레소 바가 아니라는 것도 지금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거라, 방문 당시에는 그저 가게 이름에 에스프레소가 들어 있으니 에스프레소를 마셔보자는 생각으로 리스트레토를 주문했구요. 브라질 유기농 설탕이 같이 나오는데, 먼저 설탕을 넣지 않고 한 모금 마셔봅니다. 달콤하고 진하지만 부드럽고, 잘 그슬린 강배전이면서 약간의 상큼함도 가지고 있네요. 전반은 강한데 후반은 부드러운 이 느낌은 커피의 특징일 수 있지만, 레버 머신도 한몫을 하지 않았나 싶구요. 레버 머신이 원래 후반에 압력이 낮아져서, 에스프레소 추출 후반에 나올 수 있는 부정적인 맛이 덜 나오게 되거든요. 설탕을 넣으면 맛이 좀 달라지기는 하는데, 설탕을 넣는 게 좋다 또는 안 넣는 게 좋다고 딱 꼬집어 얘기하기는 어렵네요. 설탕을 넣은 맛도 좋았지만, 설탕을 안 넣은 맛을 좋아하실 분들도 충분히 많을 맛입니다. 일산 시절에는 비장탄으로 숯불 로스팅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떤 열원을 쓰시는지 모르겠지만(확인해 보니 지금도 비장탄 쓰신다고 하네요.), 전도열이 들어간 커피다운 무게감이 있고, 일견 부드럽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애프터는 그 와중에 힘이 있으면서 길게 이어집니다. 커피를 마시고 침을 삼키면 침에서 커피 맛이 느껴지고, 목 넘김 후로 내뿜는 콧김에서는 부드러운 커피 향이 올라오구요. 부드러운 일본식 강배전 커피의 느낌인데(일본식 강배전이라고 해서 파워풀한 스타일만 있는 게 아니죠.), 라떼를 내세우는 듯 보이지만 아메리카노도 맛있을 맛이고, 핸드드립/다크드립도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 취향으로는 다음에는 드립을 마셔보고 싶네요.

칸칸 에스프레소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로14길 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