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간을 보게 되면, 제 생애 동안에는 ‘홍대스럽다’고 느끼게 되지 싶습니다만, 홍대가 더 이상 홍대스럽지 않게 된 지 오래이니, 이런 표현이 유통될 수 있는 게 언제까지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홍대스러운 음악을 들으며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다, 홍대스러운 스타일의 남자 사장님께서 내려주신 커피를 마셔보니(여자 사장님과 함께 두 분이 운영하시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이날은 남자 사장님 혼자 계셨습니다.), 커피는 뭔가 홍대스럽지가 않네요. 무슨 얘긴가 하면 맛있었다는 소립니다. ‘에스프레소와 우유’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난 후에 우유를 마시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마셨을 때 크게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잘 느끼지는 못했구요. 커피 맛에 대해 사장님과 좀 더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일행이 있어 그러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웠네요. 하지만 먹는 방법을 달리해서, 우유를 살짝 입에 머금고 에스프레소를 조금 마셔보니, 찐한 고소한 맛이 참 좋았습니다. ‘에스프레소와 레몬’은 에스프레소 로마노를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느낌의 메뉴인데, 에스프레소와 레몬 슬라이스가 함께 나오는 로마노와는 달리, 직접 담근 레몬청을 잔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서 줍니다. 레몬청과 에스프레소를 섞어서 먹어보니, 쓰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애시트린의 에스프레소에는 이런 방식으로 만든 맛이 더 어울리는 것 같네요. 레몬을 짜넣어야 하는 에스프레소 로마노와는 달리 먹기도 더 편하구요. 내부 좌석 최대 6석, 외부 좌석 최대 2석 정도의 자그마한 공간이라는 점에 유의하시구요. 영등포구 최고의 간짜장과 그에 못지않게 맛있는 볶음밥을 먹을 수 있는 보련각이 도보 3분 거리니, 같이 묶어서 가보시길요. 참고로 찬스 에스프레소 바도 애시트린에서 도보 7분 거리인데, 찬스는 오후 4시쯤에 닫고, 애시트린은 7시까지 영업하니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애시트린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길 26 드디어 연남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