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드는 없고 8~9종 정도의 싱글오리진을 에스프레소로 뽑아 각종 메뉴를 만들어줍니다. 대략 약배전 3종, 중배전 3종, 강배종 3종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구요. 워시드 커피도 약간 거친 느낌이 있지만, 조금 헤비한 느낌의 미디엄 바디와 두툼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감안이 된다면(이렇게 묵직하고 두툼한 커피니까 약간은 클린하지 못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 정도의), 내추럴이나 무산소 커피는 부정적인 발효취나 각종 디펙트, 부족한 클린컵이 많이 느껴집니다. 문제는 컵노트가 적혀있지 않고 커피 네임카드 같은 것도 주지를 않아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야 판매중인 원두의 컵노트를 볼 수 있었는데, 노트를 미리 알았다면 주문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커피가 있네요.(물론 이런 것도 커피를 좀 아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겠습니다만) 이런 상황에 대해 역시 워시드 커피는 깔끔하고 내추럴 커피는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문제는 커피가 아니라 내추럴 가공 커피를 제대로 로스팅하지 못하는 부족한 솜씨가 문제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내추럴보다 워시드가 더 깔끔한 건 맞습니다만, 스페셜티 커피에서 이렇게 클린컵이 엉망인 건, 커피의 문제가 아니라 로스팅의 문제입니다.(커피가 클린하지 않다면 스페셜티 등급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클린하게 잘 로스팅한 내추럴 커피를 맛보기가 어려우니 커피를 탓하게 되는 것인데, 미국이나 일본의 로스터리들을 보면 내추럴 커피를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볶고 내려줍니다.(비싼 생두를 쓰는 것도 아닙니다.) 커피 마니아들 중에는 자기는 내추럴은 안 먹고 워시드만 마신다는 사람들이 자주 보이는데, 이는 자신이 내추럴 커피를 잘 볶는 로스터리를 모르고 가본 적이 없다는 것과 비슷한 말이기에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할 소리라고 봅니다. 워시드도 잘 볶고 내추럴도 잘 볶는 게 진짜 잘 볶는 것이고, 이런 로스터리의 커피가 보다 안정적이며, 같은 커피를 볶아도 더 좋은 맛을 냅니다.(보통 워시드는 괜찮게 볶아도 내추럴은 엉망인 곳이 많은데, 내추럴은 괜찮은데 워시드는 너무 밋밋한 곳도 가끔 있습니다. 결론은 둘 다 틀린 겁니다.) 약간의 예외도 있기는 한데, 거기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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