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지 클라리멘토의 커피를 이것저것 마셔보았습니다. 에티오피아 워시드는 좋은 뉘앙스와 디펙트가 50:50 정도로 느껴졌고, 개인적으로는 디펙트가 계속 거슬려서 굳이 마시고 싶지는 않은 커피였지만, 좋은 뉘앙스가 또렷하게 나오기는 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커피도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많은) 건 이해를 합니다. 산미 없는 탭커피(누베 그리스 블렌드)는 배전도가 있는 커피임에도 떫고 텁텁한 디펙트가 입안을 가득 채우는군요. 혹시나 배전도가 있는 커피는 좀 더 클린하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그리 큰 기대는 아니긴 했지만요. 탭 커피라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3,800), 저렴한 가격이 의미가 없네요. 에티오피아 무산소 내추럴은 로스팅에 난이도가 있는 커피답게 문제가 심각합니다. 바디에 비해 노트의 인텐스가 약하고, 몇 모금 마시고 나니 떫고 텁텁한 디펙트 때문에 목구멍이 조이고, 시큼털털한 맛이 위장을 공격합니다. 1/5도 안 마신 것 같은데 더 마시면 설사 확정이라 더 마실 수가 없구요. 농축우유와 카라멜로 블렌드로 만든다는 플랫화이트(아이스)는 첫 모금에서는 그래도 딸기 뉘앙스가 느껴지지만, 이어서 강한 쓴맛이 돌출되고, 희석되면서 텁텁함과 나무껍질맛 등이 올라옵니다. 끝까지 다 마시기는 했는데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미분이 결정타였을까요.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고는 장에 신호가 오더니 결국 가볍게 탈이 났습니다. 코스타리카 게이샤 무산소 워시드는 제대로 볶으면 제법 강한 인텐스가 나올 것 같은데, 위에 적은 일반 워시드 커피보다 노트의 인텐스가 훨씬 낮아요. 대신에 커피는 클린한 편인데, 클린하게 만들려다 보니 이렇게 인텐스가 낮은 커피가 만들어진 걸 거구요. 비싼 재료가 가진 고급스러운 뉘앙스가 있기는 하지만, 가격에 걸맞는 맛은 아닙니다. 참고하시길요.
라운지 클라리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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