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에스프레소로 알레한드리아 게이샤가 있어 마셔보았습니다. 커피가 준비되는 동안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 레몬그라스, 캐모마일, 청사과가 써있네요. 머릿속에 물음표가 뜨는데, 왜냐면 제대로 잘 볶은 알레한드리아 게이샤는 베르가못, 얼그레이(베르가못이나 얼그레이나 그게 그겁니다만), 밀크티 같은 노트가 뜨거든요. 마셔보니 미디엄 인텐스의 바디에 비해 노트의 인텐스는 살짝 낮고(잘 만든 커피는 대체로 바디의 인텐스와 노트의 인텐스가 비슷하게 나옵니다.), 애프터도 짧게 끝나고, 써있는 노트에 부합하는 향미가 나오긴 하지만 그것이 재료의 포텐을 제대로 살린 맛은 아니라 그리 맛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네요. 같이 내준 설탕을 넣어도 맛이 더 살아나는 느낌은 그리 크지 않았구요. 브루잉으로는 트로피칼 블렌딩을 마셔봤는데, 왜냐면 에스프레소용 기본 블렌드가 아닌 브루잉용으로 판매하는 이런 특별한 블렌드는 같은 매장의 싱글오리진보다 완성도가 더 높은 경우가 제법 있거든요.(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긴 어렵습니다만. 특히 이벤트성 블렌드의 경우 별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알레한드리아 게이샤와 맛만 다를 뿐 만듦새에 있어서는 별다른 점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바디의 인텐스에 비해 노트의 인텐스는 낮고, 애프터도 짧구요. 그리고 알레한드리아 게이샤도 그랬지만 로스팅 시 열량이 좀 오버된 맛이 살짝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어떤 장점을 살린 부분이 있다면 긍정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딱히 그렇지는 않은 커피여서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르와조의 예전 맛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전보다 약간 깔끔해진 것 같기도 한데, 그만큼 좋은 맛도 약해지지 않았나 싶네요.(예전이 더 맛있었다는 건 아닙니다.) 이용에 참고하시길요.
르와조 커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237 1층 12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