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에 마셔본 일본 푸글렌은 코로나 이전의 맛과 완전 달라져서(라이트하지도 않고, 좋은 맛이 나지도 않고…) 통탄을 금치 못했는데요.(푸글렌 도쿄는 자체 로스팅을 합니다.) 푸글렌 서울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본점에서 원두를 받아온다고 해서 맛이 궁금하더군요. 아메리카노와 오늘의 커피(배치브루)인 멕시코를 마셨는데, 첫입에는 둘 다 너무 좋았습니다. 맛, 향, 바디. 인텐스, 밸런스, 클린컵, 애프터 등이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모두 훌륭했고, 커피에 대해 특별한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커피의 맛있음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런.데. 이 좋은 맛의 유지력이 너무 짧네요. 아메리카노는 특히 더 그렇구요. 커피를 받아들고 고작 10분 정도만에 너무나 다른 커피가 되어 버리다니, 이런 커피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뭐가 문제냐구요? 문제는 언제나 로스팅이죠.) 멕시코는 물엿같은 좋은 단맛과 컴플렉시한 애프터는 10분 후에도 살아남아 있었습니다만, 그 외의 좋았던 요소들은 순식간에 대폭 쪼그라들었구요. 10분여가 지난 아메리카노는 좋은 맛들은 대부분 실종된 가운데, 온도가 내려가면서 거칠고 클린하지 못한 재료의 맛이 너무나도 강하고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뽈레 후기를 보니 싱글오리진 브루잉을 드신 분들은 대체로 만족, 아메리카노나 라떼를 드신 분들은 대체로 불만족하신 느낌인데요. 다음에는 저도 브루잉과 라떼를 맛보고 후기를 올려보겠습니다.
푸글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4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