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말릭의 커피를 몇 가지 맛보았습니다. 말릭은 홍대 쪽의 매장에 있던 로스터기(기센W6)를 빼고, 상수역에 매장을 하나 더 오픈하면서(카페가 아니라서 좌석은 거의 없는) 프로밧 12kg를 추가 구입했죠. 그러니까 다른 두 개의 로스터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다른 로스팅머신을 운용하는 건 일종의 궁여지책이지 별로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은 들지가 않는데요. 여튼 맛을 보니 최근 몇 년간의 결과물과는 좀 달라진 방향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대놓고 미디엄이랄까 커피의 개성이 너무 희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묵직한 바디의 미디엄 로스팅이었다면, 이제는 전보다 커피가 밝아졌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노트들이 전보다 훨씬 잘 느껴지긴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클린컵은 좀 희생된 느낌이 있네요. 다만 일반적인 가격대(메뉴판에서 제일 저렴한 가격대)의 커피(생두 1kg에 2만원 정도 하는)는 노트의 인텐스가 너무 낮아서 맛이 좋다고 할 수가 없구요. 그보다 비싼 커피는(생두 1kg에 4만원 이상) 재료가 비싼 만큼 맛이 더 좋기는 합니다. 노트의 인텐스도 제법 나오구요. 하지만 명백히 지나치게 오버 로스팅된 커피도 있었어서(이 중에 하나), 시향이나 시음을 해보지 않고 노트만 보고 커피를 주문해도 될까 싶기는 했네요.(그런데 매장에서 시향을 할 수는 없는 것 같은데…) 총평을 하자면 비싼 커피(한 잔에 1만원 전후)가 맛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완성도의 커피구요. 전반적으로 클린컵이 좋지는 않습니다. 중간 가격대의 커피를 가벼운 마음으로 골라서 드시는 게 좋을 것 같고, 멀리서 찾아오기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말릭 커피 로스터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39-2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