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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간판도 없고, 걸어서 4층을 올라가며, 등받이 의자도 테이블도 없는 건물 옥상에서 메뉴판도 없이 내주는 통돌이로 볶은 커피를 마십니다. 커피는 맛있고(6천원) 마치 청춘영화의 한 페이지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드네요. 커피 주문은 사장님과의 문답을 통해야 합니다. 과거 광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메뉴판을 없애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평소에 어떤 커피를 즐겨드실까요?” “아무거나 다 잘 먹습니다.” “그럼 오늘은 어떤 커피를 드시고 싶으세요?” “강배전은 피하고 싶네요.” “그럼 산뜻한 산미가 좋으세요 쨍한 산미가 좋으세요?” “산뜻한 산미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온 네르의 통돌이로 볶은 에티오피아 내추럴은, 지금껏 마셔본 통돌이로 볶은 약배전 커피 중 손에 꼽을 만큼 맛있었고, 이날의 온도 습도 소리 냄새 풍경이 다 너무 좋았네요. 중배전 강배전 커피의 맛도 궁금하고, 저는 아마 굳이 주문하지는 않을 듯도 싶지만 카페오레도 맛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구요. 계산은 후불이고 네이버지도에는 없고 카카오맵에만 올라가 있으니 알아두시길요. 8.5/10(10점 만점)

네르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25-1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