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 가로아에서 커피를 마시고 도보 2분 거리의 장가구에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예전에 부드럽고 순한 맛의 간짜장을 맛있게 먹었는데, 그러면 짬뽕도 그런 맛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짬뽕을 시켜봅니다. 매장은 오래됐지만 정갈한 느낌인데, 수저도 받침에 올려서 가져다주니 더 청결한 느낌이 들구요. 국물을 떠먹어보니 맵거나 묵직하거나 불맛이 나거나 하는 자극적인 부분이 없이 맛이 참 순합니다. 가늘게 슬라이스한 야채(양파 당근 호박)와 고춧가루, 약간의 해물을 센 불도 아닌 적당한 불에 볶고, 육수 같은 거 안 쓰고 맹물에 조미료만 조금 넣어 파르르 끓여 만든 것 같은 그런 맛입니다. 맛이 너무 순하다 보니, 현재의 일반적인 짬뽕의 문법과는 거리가 있고, 평도 별로 좋지 않은 게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이런 맛은 일부 노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고, 저 같은 아재에게는 가끔 만나면 반가운 느낌으로 맛있게 먹는 맛입니다.(하지만 저도 이런 짬뽕만 연속으로 먹으라면 그건 좀…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구요. ^^;) 면도 그냥 건저 먹으니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들어서, 간이 배라고 휘적휘적 국물과 섞어준 뒤 먹었더니 그제야 면이 간이 맞고 맛있어집니다. 참고하시구요. 면과 건더기를 건져 먹고 국물을 좀 남길까 하다가, 이런 짬뽕을 아직도 파시는데 경의를 표하고자 국물을 다 마셨습니다. 먹고 나서 가게를 나오는데 약간 후회가 되네요. 속이 약간 더부룩한데 국물 좀 남길 걸… ^^; 이렇게 순하게 만든 굴짬뽕의 맛은 어떨지 좀 궁금해지는데, 다음에는 국물을 꼭 다 마시지는 말아야겠습니다. 8.5/10(10점 만점)
장가구
서울 은평구 연서로4길 19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