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출신의 사장님이 10년 넘게 홍어를 서울에 전파하고 계신 집. 홍어는 삭혀야 제맛이라는 편견을 깨고, 진짜 흑산도 스타일의 삭히지 않은 홍어를 맛보게 해준 집. 하지만 짙은 향기로 입었던 옷 일체를 세탁해야 하는 집 ㅎ 중간 강도로 삭힌 흑산도 홍어로 시작했다. 특대로 주문해 비싼 느낌이 들었는데, 오징어, 꼬막 등 다양한 반찬이 깔리고, 홍어애와 애탕이 마무리할 때쯤 그 생각은 깔끔히 사라졌다. 돔으로 생선 구이가 나오는데, 이건 메인으로 먹어야된다고 생각될 정도로 맛있어서 보니, 메뉴에도 등재돼 있었다. 무려 35,000원! 아무튼 오늘의 주인공 삭힌 회는, 정말 식당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특히 코는 별미였다. 식감이 쎈 편인데, 씹을 수록 삭힌 향이 공격을 해옴. 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전 요리가 다 맛있었다. 특히, 꼬막이 의외로 되게 맛있었고, 묵은지는 치트키 같았음. 필살기는 생 홍어애. 와 이거 맛있다. 민어애가 약간 젤리같다면, 이건 그보다 더 부드럽게 입안에서 부서진다. 삭히거나 익히지 않았는데, 부담이 전혀 없었음. 막걸리는 배다리, 지평, 인생막걸리를 취급. 괜히 홍탁하는 게 아닌 것이, 홍어 맛이 조금 강하다 느껴질 때 탁주를 넣으면 부드럽게 중화됨. 삼합에서도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묵은지와 홍어, 돼지고기를 싸서 먹으니 단맛이 느껴짐. 사장님의 설명 듣고 먹어본 건데 정말 그러해서 신기했음 ㅎ 끝으로 홍어애탕을 내주시겠다는 말씀을 들을 때쯤 일행 중 한 분이 "잠깐!" 삭히지 않은 홍어를 소짜로 주문해 보자고 하심. (심지어 쏘심. 홀릭 ㅇㅇㄹ 님) 이거 안먹었으면 후회할 뻔했다. 국내산으로 55,000원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특별히 흑산도산으로 주시겠다 했다. 아마 흔치 않은 젊은 손님이라 그랬던 듯. 이게 식감이 아주 쫄깃하고, 전혀 부담없어 되려 더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사장님 말씀이, 흑산도 사람들은 이렇세 삭히지 않은 걸 먹는다고. 삭히면 운송에 편리함이 있을텐데, 이동시킬 필요가 없는 본 지역이라 그럴 지도. 마지막으로 드디어 홍어애탕을 먹게 됐는데, 이게 가장 강력하다. 그래서 끝판에 나오는 것인가? 삭힌 홍어를 샤브샤브처럼 담가먹어보라고 권하시기에 해봤더니, 오우 빡세......추천하진 않음 ㅎ 생각만큼 힘들지(?) 않았던 집. 같이 갈 사람만 있다면 자주 가고 싶다. 홍어 메이트 구하기 힘들었는데, 역시 홀릭은 가능 ㅎ 기분 좋은 식사였다. 삭힘 정도에 따라 상, 중, 하로 오마카세, 혹은 샘플러를 구성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ㅎ 추천!
홍어 한마리
서울 마포구 동교로 94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