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을 생각하면 거의 가슴이 아릴 지경이다. 미치도록 그립고 내 집 앞에서만 장사해줬으면 좋겠다. 매우 비좁은 매장 내부, 복도랄게 없이 등을 맞대고 앉은 손님들 사이로 지나가야 해서 조금씩 부딪힐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좁지만 난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과 동질감을 넘어선 전우애를 느낀다. 이들 모두 아카이타코라는 악마적 음식에 매료된 추종자들이자 팬클럽일 것이며, 문을 나서며 돌아서서 ‘굉장한 집이었다’며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것까지 나와 동일하게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카이타코는 8알에 6천원이다. 반반도 가능하다. 의아할 수도 있고, 비싼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곳은 타코야끼가 웬만한 아기 주먹만 하다. 탁구공보다는 큰 듯 하다. 이 커다란 타코야끼를 한 입에 집어넣으려다가는 당장에 다시 뱉어내야 할 수도 있다. 내가 딱 정리해줄테니 꼭 따라하길 바란다. 매우 뜨거운 한 알을 자신의 앞접시로 옮겨 조금 갈라준다. 모락모락 피는 김을 보며 이것을 한 입에 넣으려 했던 자신을 잠시 타박한다. 쪽파를 보며 이딴 건 왜 주는 거지? 라고 생각하지 말길. 이 쪽파야말로 아카이타코의 완성이다. 쌓인 쪽파는 그 아래 간장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조금 뒤적여주는 것이 좋다. 갈라진 타코야끼의 틈새로 앞에 놓인 쪽파를 인형 솜 채우듯 넣어준다. 한 김 식은 듯 보일 때 탁 입안에 넣는다. 쪽파를 쥔 아기 주먹은 더욱 커지고 여전히 뜨겁지만 그 쪽파가 뜨거움에 괴로운 내 입안을 조금씩 어루어 만지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자신의 앞에 놓인 쪽파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일 것이다. 내가 좋아했던 루트는 광주극장에서 영화를 때리기 전 신락원에서 간짜장을 먹고, 영화를 두 편 정도 본 뒤 집 가기 전 아카이타코에 들러 16알을 혼자 먹어버리는 것인데, 그 이후 힘겹더라도 다시 이 행복 루트를 주말에 누릴 것을 생각하며 일주일을 버텨낼 수 있었다. 사랑했다, 아카이타코.
아카이 타코
광주 동구 중앙로160번길 1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