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문의 아쉬움으로 본 리뷰도 별로로 수정한다. ******************************** #논현동 #토말 "조미료맛 없는 자연의 맛을 강조한 고급진 남도음식" 1. 어렸을 때부터 살던 동네에 갑자기 남도음식점이 생긴 것이 어언 10여년인 것 같다. 그 당시 주택가에 왠 남도음식? 이라고 생각하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니 강남에서 제일 유명한 남도음식점이 돼있었다. 집앞 홈그라운드의 유명한 식당을 왠지 나혼자 못가본 듯한 자괴감과 질투심 때문에 저녁식사로 방문해 보았다. 2. 이집의 상호인 토말(土末)은 땅끝이라는 뜻으로 땅끝마을 해남을 지칭하기도 하고 남도를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을 했는데, 마침 이 시기가 밥블레스유2에 방영이 되었고 맛있는 녀석들에서 신동엽 맛집으로 소개될 예정이라 그 입소문에 최근 손님이 한층 많아졌다고한다. 코로나 불경기는 이집에는 어울리지 않는 현상인가보다. 생각보다 꽤 넓직한 2층 룸들을 가지고 있어 모임과 가족식사에도 좋은 구조다. 다행히 넉넉하게 넓은 자리를 주셨고 서빙한 여사님은 맛있는 녀석들에서 서빙을 봐주셨던 그 분이라 나중에 TV 볼 때 꽤 반가웠었다. 주문은 이집에서 가장 유명한 보리굴비, 그리고 산낙지, 탕탕이, 대구지리로 요청을 했다. 3. 보리굴비는 25,000원인데, 잘 손질된 굴비와 보성녹차 오차즈케가 함께 나온다. 보리굴비가 유명한 집에서 보통 3만원대인걸 보면 이집 보리굴비정식은 유명세에 비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굴비는 일반적인 유명 보리굴비집 보다는 사이즈가 작다. 그리고 맛도 그리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은 아닌데, 이 감칠맛은 굴비를 건조할 때 조미료-소금물에 염지를 해서 말리기 때문에 생기는 조미료의 감칠맛이다. 하지만 이집의 굴비는 그런 인공적인 감칠맛 보다는 굴비 본연의 맛이 잘 살아있는데, 살짝 비리면서 꾸덕하게 잘 말려져 있는 진짜 순수한 보리굴비에 가까운 맛이였다. 고소한 기름기와 짭짤하면서 꾸덕한 맛과 식감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공감이 가는 ‘맛있음’이였다. 4. 산낙지와 탕탕이는 모두 싯가라 왠지 주문하기 떨리기는 하다. (한 접시 각각 5만원이였다) 너무 굵지 않은 싱싱한 낙지였는데, 탕탕이는 참기름과 난황의 조합이 조금은 느끼해 많이 먹기는 힘들어 마침 가지고간 <블랙트러플>을 올려 트러플탕탕이로 먹었다. 산낙지는 신선도, 굵기, 식감 모두 이상적이여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 정도 사이즈의 낙지라면 <기절낙지>로 먹어도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하다. 5. 대구지리가 참 특이하다. 보통 생선회집에서 주는 그런 일반적인 지리가 아니고, 잘 만든 해선육수에 대량의 대구살과 미역을 투하해 끓인 <제주도식>에 가까운 국물이다. 맑은 국물은 한 없이 시원함과 감칠맛을 가지고 있고 미역과 통대구살은 식감을 다툰다. 참 독특하게 맛있는데, 음식 까다로운 어머니도 제주도 음식 같다며 맛있게 드셨다. 6. 이집 무자극의 대표 낙지말이구이를 뺄 수 없다. 왠지 맵고 달달하면서 바삭할 듯한 맛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짜면서 살짝 매운 양념 맛에 살짝 미디엄 수준으로 익혀져 나온다. 처음엔 좀 갸우뚱한 맛인데, 밥반찬 수준으로는 익숙한 맛이지만 소주 안주로는 맛의 강도가 부족한 맛이다. 호불호 메뉴! 7. 전체적으로 맛이 일반적인 남도음식점 처럼 강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이집의 강점이다. 오히려 그런 자극적인 맛은 가짜 남도음식이고, 이집 처럼 신선한 재료의 맛을 강조하는 음식이 <진짜 남도음식>이요 라고 부르짓는 듯한 잔잔한 맛의 강렬함이 있는 곳이다. 덕분에 가격은 꽤 나가는 편이기는 하지만 <보리굴비>같은 미끼메뉴가 완벽하기 때문에 다른 비싼 메뉴들도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마케팅 적으로도 굉장히 강한 집이다. <참 맛있게, 편안하게, 그리고 고급지게 먹었습니다> ** 추천: 보리굴비, 대구지리, 산낙지
토말
서울 강남구 선릉로121길 1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