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하모 "한정식을 싫어하는 나를 매료시킨 한정식" 1. 한식을 좋아하지만 한정식은 그리 좋아하는 방식의 한식 스타일이 아니다. 구태의연한 구성과 평범한 맛에 굳이 그 가격 지불하고 먹어야되나? 하는 의구심이 들게한다. 보통 어르신 모시고 경치 좋은 곳에서 한상 먹을 경우가 아니면 스스로 찾아 가진 않는다. 2.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 하모는 나의 한정식에 대한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리고 나를 매료시킨 곳이다. 이런 좋은 경험을 망플에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집은 구성, 맛, 서비스까지 완벽하다. 게다가 가격도 적정수준이라고 판단이 되었던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다. 3. 진주식 한정식을 표방하는 곳인데, 딱히 진주식이라고 하면 특징으로 잡아낼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예부터 소고기가 유명해서 육전과 육회가 유명하고 진주냉면, 육회비빔밥이 유명하다는 정도가 나의 진주 음식에 대한 상식이다. 현재 봄 특별메뉴가 제공중이라 진짜 진주스타일의 음식을 접할 수는 없었는데, 서빙하시는 분의 설명으로는 담백하고 깔끔한 한식으로 인공조미료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고 재료의 맛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실제로 맛을 보고 그 말이 이해가 가는 음식들이라는 것을 식사 후에 깨닫게 되었다. 4. 구성도 구태의연한 음식은 없다. 탕평채라던가 당면잡채는 구성에서 없다. 다행이다. 방풍나물죽으로 시작한 음식은 제철재료인 가리비-갑오징어 샐러드로 바뀐다. 야들하고 부드럽게 조리된 해산물에 쌉쌀한 채소가 기가막히게 조화롭고 쌉쌀함을 중화시키는 차분한 유자소스도 다른 곳의 달기만한 유자소스와는 클래스가 다르다. 5. 봄향기 그득한 전이 서빙이 되는데, 처음 먹어보는 쑥전과 두릅소고기전은 향기롭고 감미롭다. 전의 신세계. 6. 봄이니 낙지를 뺄 수 없었나보다. 야들하게 데친 낙지를 담백한 매운맛으로 무치고 시금치나물과 함께 서빙했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낙지의 맛을 어시스트 하는 매운 소스는 (실제 맵지 않음) 아이들의 입맛과 어르신의 입맛도 만족시킨다. 7. 차돌구이는 좀 평범한데, 함께 나온 참나물이 예술이다. 산뜻한 맛과 향이 차돌의 지방기를 완전 잡아먹는다. 8.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도미찜이 등장한다. 맵지않은 국물이 자작한 개인용 찜을 주셨다. 도미살 안에 버섯 등의 채소를 넣고 조리했는데, 레몬과 고수가 산뜻함을 더하면서 담백한 도미 맛의 정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정말 기가 막힌 요리다. (사진 1-2) 9. 갈비구이야 말해 무었하랴? 이집의 적절한 맛의 스타일이 잘 녹아있는 맛있는 갈비구이.. 10. 마지막 식사로 된장국수, 진주비빔밥, 헛제사밥 주문이 가능하다. 된장국수는 가벼운 된장국물에 국수를 조리해 맛이 텁텁하지 않고 담백함이 다른 곳과의 차별점이고, 워낙 반찬맛이 좋으니 비빔밥이 맛이 없을 수가 없는데, 육회비빔밥인 진주비빔밥은 내 인생 탑3에 드는 육회비빔밥이였고 간장간으로 간을 하는 헛제사밥의 담백함은 나물 고유의 맛과 향이 기가막히게 믹스된다. 게다가 함께 서빙되는 소고기무국이 인생 무국 수준이라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더 청해서 먹게된다. 완벽하게 맛있는 국과 밥이 이렇게까지 식욕을 상승시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양도 많다. 11. 아들용으로 따로 바싹불고기를 주문했는데, 절제된 간장양념과 적절한 구이는 유명한 바싹불고기 맛집보다 한 수 위다. 아들은 불고기와 함께 공기밥 두 그릇 클리어 했다. 12. 반찬들이 기본적으로 굉장히 맛있다. 양념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가 된다. 어느 하나 위에 부담스러운 음식이 없고 입맛만 돋구니 봄철 한상으로 이보다 완벽할 수가 없다. 13. 디저트로 주문한 팥빙수마져 이집 음식 스타일을 닮았으니 절제된 단맛과 시원함이 마무리로서도 더할 나위가 없다. 14. 서비스가 참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교육이 굉장히 철저해 보인다. 일단 서빙하는 여사님들의 태도가 친절이 몸에 베어있다. 음식에 대한 지식도 꽤 높아서 질문에 대한 답이 명쾌하고 자신감있다. 사용하는 언어부터 다른데, 예를 들어 좋은 서비스에 팁핑을 조금 해드렸더니 다른 곳에서 말씀하시는 "감사합니다"에 더해 <소중히 쓰겠습니다>라는 의외의 답변을 주셨다. 다른 곳과는 다르다... 라는 것이 바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15. 이곳은 2017년에 미슐랭 1스타로 선정이 됐었다. 그 이후에 격하가 되어 미슐랭가이등 남아 있는데, 처음 1스타가 되고 밀려드는 손님 때문에 서비스가 조금 안좋아졌던 모양이다. 그 후 서비스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그래서 지금의 친절함이 녹아있는 훌륭한 서빙이 가능한 것 같다. 16. 훌륭한 음식, 기분좋은 서비스, 부담없는 가격, 정갈한 실내는 손님을 부를 수 밖에 없다. 이곳이 다시 미슐랭 스타를 다는 날을 고대해 보자. PS: 식기의 선정부터 남다르다. 도미찜의 경유 일반 유기에 비해 훨씬 두꺼워 음식 보온에 유리하다. 식기에서부터 손님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 PS2: 헛제사밥 조금 남겨서 무국을 부어 국밥처럼 먹어도 참 별미다. 자체 발우공양! PS3: 익히 알고있는 “대교”의 가족이 운영한다고 한다. 직원들이 모두 정규직으로 복지와 고용안정성이 좋아 서빙하는 이모님들 서비스가 이리 안정적이고 편안한가보다.
하모
서울 강남구 언주로 819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