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청담골 "특별하지 않아 특별해서 특별하지 않은 곳" 1. <집밥>이라는 의미는 주로 직장인들이나 타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정(情)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마치 산소와도 같은 존재인데, 항상 함께 있을 때는 몰랐지만 주위에 없으면 너무 그립고 편안한 느낌. 그런 의미에서 반찬 쫘악 깔아 놓고 먹는 한국식 <집밥> 식당의 의미는 어떤 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고, 추억이고 장소일 수도 있다. 2. 본인도 직장 근처에 집밥 식당을 최소 몇 군데는 알아두고 외식이 지루할 때마다 번갈아 가면서 혀에 휴식을 제공하는데, 강남의 중심지, 그것도 청담동 한복판에 <집밥> 스타일의 유명한 식당이 있는 것은 생소하면서 쌩뚱맞다. 물론 청담동도 사람 사는 곳이라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식당도 있고 심지어 "함바집"도 있지만 표면상으로 봤을 때 왠지 청담동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포맷이라 이집의 존재는 꽤 특별하다. 3. 이집이 인기를 끈 이유 중에 하나가 "아이돌의 집밥집"이라는 에피소드들이 티비에 방영이 되면서인데, 주위 기획사들에서 연습을 하는 아이돌 연습생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생활을 하다 집밥 같은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곳이라 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고 이런 애뜻한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더욱 유명세가 상승한 것 같다. 4. 그래서 점심으로 방문을 해봤다. 일반 밥집인데, 청담동이라 그런지 4명 정도의 발레파킹 요원들이 가게 앞에서 손님들 맞는다. 내부는 보통 밥집 분위기인데, 꽤 넓다. 주문은 기본적으로 백반, 누릉지백반을 고르고 거기에 제육볶음, 생선구이 등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저녁에는 안주거리가 있어 가벼운 음주도 가능하다. 5. 우린 백반 3인분에 제육볶음, 삼치구이, 계란말이를 주문했는데, 10여가지의 반찬과, 김치찌개, 계란찜, 미역국, 밥이 기본으로 준비가 되고 추가했던 제육, 삼치, 계란말이가 서빙이 된다. 6. 음식맛은 굉장히 아쉽다. 특별함은 없고 여느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조미료로 맛을 낸 반찬의 맛 또는 그 이하의 맛이다. 물론 양도 조금씩 준다. 제육볶음은 물엿이 많이 들어가 찐득한 단맛이 강해 그리 끌리는 맛은 아니고, 삼치는 미리 구워나 펵퍽하다. 다행히 바로 만든 계란말이와 김치찌개는 맛있게 먹었다. 7. 조금 치사스러은 주장일 수는 있지만 2인분 상의 계란찜과 3인분 상의 계란찜 크기가 같다.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8. 혹시나 해서 아이돌 스러운 사람들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 없다. 9. 평균 이하의 반찬맛, 평균 이상의 가격, 끌리는 포인트는 발견할 수 없다. 그래서 나에겐 특별한 맛이나 장소로 느껴지지 않는다. 10. 특별하지 않은 음식이 누구에게는 특별한 맛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집은 그 특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느껴지지 않는 특별하지 않은 집이다. 이보다 맛있는 집밥을 반값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지천으로 널렸기 때문이다.
청담골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48 미준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