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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추천해요

3년

#도곡동 #마포집 "밥도둑, 술도둑" 1. 예전에 압구정동 포도식당 리뷰할 때 강남의 <돼지갈비 트랜드 변화>를 설명한 적이 있다. 물론 그 변화는 그 당시 가장 강남에서 번화했고 유동이구가 많았던 로데오거리와 구현대 지역의 변화다. 강남을 좀 세분화하면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테북과 테남으로 나뉘는데 도곡동의 <마포집>은 테남지역 돼지갈비의 독보적인 1인자 라고 할 수 있겠다. 2. 지금 우리가 많이 먹고있는 간장양념을한 돼지갈비는 1950년대경 마포를 중심으로 생겨난 음식이다. 물로 역사적으로 돼지갈비구이를 먹은 기록이 있기 때문에 새로 개발된 메뉴는 아니지만 조선시대부터 재화가 모이고 물류의 유통과 유동인구가 많은 마포지역에서 발생해 전국적으로 퍼진 토착음식으로 봐도 무방하다. 수원왕갈비도 같은 맥락의 향토요리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돼지갈비를 내는 집은 유독 마포라는 지명과 관련된 작명이 많다. 아마 그래서 이 집도 <마포집>으로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닐까? (원래 시작을 마포에서 하셨을 수도... ㅎㅎ) 어찌됐던 이 집은 현재 위치에서 독보적인 강남 최고의 돼지갈비 명소로 꼽히고 있고 지금은 코로나로 자리가 여유가 좀 있지만 피크타임에는 대기시간이 1시간은 족히 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3. 저녁으로 방문했는데 서비스가 너무나 일사분란하다. 게다가 이모님들 모두 친절하셔서 바쁘고 정신없는 가게 분위기지만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메뉴는 특이하게 <돼지구이>와 <목등심>으로 나뉘는데, 예전에 이 가게에 가짜 돼지갈비 이슈가 있었다고 한다. 메뉴가 돼지갈비인데 다른 양념살코기를 섞어 낸다던가 기타 등등 편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당시 서울의 모든 돼지갈비는 그런 방법을 사용했고 본인이 대학생일 무렵은 돼지갈비를 주문해도 당연히 목살이나 전지 등이 양념해서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을 정도다. 지금 잘나가는 무한리필 돼지갈비집인 ㅁㄹ진사갈비도 <앞전지> 쓴다고 하질 않나? ㅎㅎ 어쨌든 그 이후로 이집은 돼지갈비집에서 <돼지구이>집으로 가게의 정체성을 바꿨다고 한다. 4. 돼지구이를 주문하면 돼지갈비와 양념목살이 섞여 나온다. 숯불로 굽기 때문에 쉴새 없이 뒤집어 가면서 구워야 타지 않고 윤기가 난다. 굽기 전 고기의 색이 검은 것을 보면 양념에 꽤 오래 담겨 숙성이 됐다는 것인데, 실제로 고기를 맛보면 아주 진한 양념맛이 강하다. 달고 짜고 고소한 전형적인 옛날식 돼지갈비 양념이다. 5. 맛은 있는데 조금 자극적이다. 그래서 쌈이나 통마늘 등의 어시스트를 받아야 맛의 발란스가 좋다. 물론 고기만 먹을 때는 짠맛을 주는 쌈장도 어울린다. 대신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흰쌀밥>위에 올려 먹는 것이다. 흰쌀밥이 진한 고기의 맛을 중화시키며 고급스러운 고소함으로 바꿔준다. 고기 몇 점이면 밥 한공기 뚝딱인 맛이다. 두 번째로 맛있게 먹는 법이 쏘주와 함께 먹는것. 쏘주가 단맛이지만 시원한 알콜의 청량감이 끈적한 단맛을 중화시켜 입안을 정리해준다. 그래서 이집 고기는 <밥도둑, 술도둑>이다. 6. 돼지껍질도 자극 그 자체다. 마치 여러가지 라면스프를 섞어 놓은 듯한 감칠맛과 매움이 있는데 껍데기의 품질이 좋아 구워가면서 양념과 조화되는 맛이 참 좋다. 갈비 후에 소주 안주로는 안성맞춤이다. 7. 이집은 가격에 비해 반찬들이 참 좋다. 기본적으로 주시는 우거지선지해장국이 괜찮다. 술 많이 드시라는 소리다. ㅎㅎ 식사 마지막에 선지국을 불에 올리고 밥 넣고 끓여가면서 안주삼아도 기가막히다. 게다가 찬들이 참 신선하고 맛깔나는데 쌈채소와 겉절이 채소도 신선하고 통마늘도 알이 너무 크지 않아 한 알씩 먹기 좋다. 잘 발효된 동치미는 한층 흥분된 혀를 시원하게 달래주는 최고의 안정제가 된다. 8. 솔직히 맛으로만 보면 이집은 맛있다를 줄 수 없다. 그져 자극적이기 때문에 혀가 쉴새가 없고 입도 위도 부담스럽다. 그런데도 이집은 칭찬을 받을만하다. 세월이 지났다 해서 요즘 트랜드로 음식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집은 본인도 어렸을 적 몇 십년 전 그 돼지갈비맛을 재현하고 있다. 그러면서 손님 응대도 나무랄 곳 없고.. 가장 인상적인 것인 이런 구이집의 경우 대부분 세제스프레이를 사용하는데 여긴 스프레에 사용 전혀 안한다. 깨끗한 행주로 열심히 테이블을 청결히 닦으면서 정리를 하신다. 9. 이집은 잠시 문 닫았다가 2019년에 리뉴얼 오픈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매장은 깔끔하고 발레파킹도 완벽하다. 오래된 노포인만큼 영속해서 자리잡아 그 옛맛을 계속 이어 전해주셨으면 한다. PS: 물냉면은 이집 동치미를 섞은 국물인데 이집 동치미가 맛있어서 여느 고기집 냉면의 조미료 육수에 비해 훨씬 좋다.

마포집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272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