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하모 "견고하던 레스토랑도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 1. 한정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본인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던 한정식 <하모>다. 본인의 깊은 인상은 첫 번째 리뷰에서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런 견고한 본인의 믿음과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이집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도 한 순간이다. 2. 코로나로 인한 5인 집합금지가 해제된 (직계가족 8인 가능) 첫 주말의 식사라 어느 곳에 가도 가족 동반의 손님들이 많은 날이였다. 점심으로 방문을 했는데 참으로 번잡하고 실망스러운 서비스와 음식과 환경이였다. 3. 아쉬운 점들을 이야기해 보면 - 서비스정신의 부재 첫 방문 때 여사님과 이번 분의 차이인지 모르겠으나 이번 담당 서버분은 많이 초보스럽다. 주방이 바쁜 것은 알겠지만 첫 샐러드가 나온 후부터 다음 육전이 나올 때까지 20분이 걸렸다. 필요한게 있어 호출벨을 눌러도 한 번에 오는 경우는 없다. 최소 2-3회다. 아들용으로 따로 주문한 불고기는 미지근하게 식어 나왔다 빈 그릇은 치워지지 않고 일일히 요청을 해야 치워진다. 서비스 받는다는 느낌 보다는 내가 안달이 나서 재촉하는 느낌이다. - 음식의 변화 음식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으나 요소요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들이 있다. 작년엔 쑥전과 두릅육전이라는 신개념 전을 주셨는데 이번엔 평범한 육전과 두릅전으로 바뀌었다 이집 봄코스에 가장 중요한 요리인 도미찜은 담백하게 구워낸 도미에 속을 채우고 생선브로스에 자작하게 쪄냈다. 단아한 맛은 전채와 메인 중간에서 연결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맛의 흐름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맛과 역할 모두 중요했다. 올해는 된장무침 같은 소스를 깔고 그 위에 도미구이를 올렸는데, 도미구이는 퍽퍽하고 진한 맛의 된장소스는 앞의 샐러드와 쭈꾸미의 맛과 차별적이지 못해 단조롭고 메인으로 넘어가는 중간자 역할을 포기했다. 이 요리 하나로 다른 한정식집과 차별성 없는 구태의연한 구성이 되버렸다. 헛재사밥의 나물들이 식감 없이 오버쿡인 것도 그렇고 된장국수도 너무 싱거워졌다. 작년 그 맛은 사라졌다 - 비운의 주방옆자리 주방 옆자리에 배정을 받았는데 주방 난리통이 다 들린다.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것을 귀로 다 느낄 수 있는데, 가족 식사의 백색소음으로서는 부담스럽다. - 벽을 타고 가는 바퀴벌레 최근 식당에서 바퀴벌레를 본 것이 얼마만인가? 벽을 타고 기어가는 바퀴벌레 한 마리에 온 가족 식사를 멈춰버렸다. 다행히 식사 끝무렵이긴 했다. 계산하면서 메니져에게 강하게 항의를 했고 메니져는 매장이 세스코 방역을 하는 곳인데.. 하고 말을 흐렸다. 세스코 방역을 하면 유해충이 나올 확률이 적겠지만 완벽하진 않다. 특히 이런 식당 환경에서는 더욱 위생에 조심을 해야한다. 야행성인 해충이 낮에 사람이 많은 와중에 나왔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4. 비운의 점심 어쩌면 이집에서 경혐할 수 있는 나쁜 요소들이 한꺼번에 본인의 식사에 들이닥친 비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하나하나 산재한다는 것 조차 식당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미슐랭 1스타까지 받았던 인정받는 식당에서 말이다. 이제 본인은 한정식을 먹으러갈 곳을 완전히 잃었다. 아쉽지만 이게 현실이라면 어쩌겠나...
하모
서울 강남구 언주로 819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