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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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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경기 #오산 #충남원 "50년 내공 어머님 쉐프의 강렬하고 구수한 맛" 1. 오산의 오색시장 초입에 작고 오래된 중국집이 하나 있다. 중간에 잠깐 쉬셔서 50년 업력이지 처음 개점하고 부터는 거의 60년에 달한다고 한다. 본인이 이집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에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노포로 알고 있었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 방문해보니 어머니 홀로 가게를 지키시고 계신다. 아마도 아버님은 먼저 떠나신 듯 하다. 조금 짠한 마음이 생긴다. 2. 가게의 외모나 내부는 정말 시골 노포 중국집 스럽다. 간판의 필림은 거북이등 처럼 갈라져 사실 어머니 홀로 운영하시는 가게에 살짝 울컥하는 마음도 생긴다. 점심 첫 손님으로 가서 간짜장을 하나 부탁을 드렸다. 화려하고 강력한 제트엔진과 웍질소리는 나지 않지만 소박한 볶는 소리가 먼발치서 들린다. (또 가슴 찡~~~~~) 3. 어르신께서 혼자 만드시다보니 좀 오래 걸리긴 한데, 서빙된 간짜장의 비주얼은 참 좋다. 면의 물기를 아주 잘 빼셨고 끝마무리를 엄지걸이로 면정렬도 하셨다. 올려진 계란에서 미소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다른 블로그들에서 보면 계란부침을 채로 썰어 올려주시는게 원래 방식인데 본인의 간짜장에는 <계란말이>가 올라가있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계란말이 간짜장 ㅎㅎㅎ 뭔가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주신 것 같은 비주얼이 완성이 된다. 4. 장의 비주얼은 조금 아쉽다. 강력한 불에 빠르게 볶은 장이 아니라 물기가 좀 생겼고 거기에 전분을 조금 넣으신 것 같다. 그런데 의외로 전분감은 거의 없고 면과 잘 비벼지고 흡착도 좋다. 장에 불만이 전혀 없다. 게다가 엄마표 간짜장이라고 하기엔 고소한 춘장의 향이 기가막히게 솔솔 올라온다. 5. 맛은 예상외로 강렬하다. 짠맛과 조미료맛은 적절한 선에서 절제가 되어 있는데, 춘장의 맛으로 강렬하다. 추가 맛재료로 맛을 향상시키는 맛이 아니고 춘장으로 승부하는 맛이다. 먹을 수록 춘장의 맛이 국수에 스며들고 면은 더 맛있어진다. 6. 면의 식감과 맛이 정말 맘에 든다. 면은 꽤 부드럽다. 어떤 분은 쫄깃함 없어 싫어할 수도 있지만 옛날식 짜장면의 면빨은 이런게 맞다. 부드러우면서 국수의 본분을 다 한다. 그러면서 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이한 구수함이 느껴진다. 콩가루라도 섞으신건가? 뭘 넣으셔서 면이 이렇게 구수하냐는 질문에 어머님은 끝까지 비법을 말씀해 주시지 않았다 ㅎㅎㅎ 7. 여기도 참 특이한 재료가 들어간다. 고기는 많이 없이 양파와 양배추가 주를 이루는데, 여기에 <감자>가 들어간다. 많은 간짜장을 먹었지만 감자가 들어가는 간짜장은 한성대입구의 송림원 이후로 처음인데, 그곳은 잘게 썰은 감자를 넣은 반면 이곳은 큼지막하게 썰은 감자를 넣었다. 간짜장 조리방법으로는 익힐 수 없는 사이즈라 아마도 익힌 감자를 넣고 볶으신게 아닌가 추리해 본다. 아무튼 정말 일반적인 간짜장과는 참 다른 느낌의 식감을 선사한다. 8. 이집은 참 구수한 집이다. 80의 어머니가 힘겹게 웍질을 해서 신선하게 만들어 주시는 음식이다. 그런 모습들이 여기 저기 잘 보이는데, 신기하게도 맛은 마치 <중식 전사>의 맛 처럼 선명하고 강렬하다. 세월이 만든 작품이겠지만 이제 연로하신 어머님 쉐프의 맛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가 먹어야 겠다. 갑자기 문닫은 <영빈관> 처럼 아쉽지 않으려면... PS: 내 뒷 손님이 짬뽕을 주문하셨는데, 볶는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짬뽕도 바로 만드시나보다. PS2: 이집은 손님의 많고 적음에 따라 주문 가능한 메뉴가 한정적이다. 주로 시장 손님들 끼니로 만드시니 식사 위주의 메뉴다. 요리가 먹고 싶거나 간짜장이 먹고 싶을 때는 좀 한가한 시간에 가는 것이 좋겠다. PS3: 시장 골목에 메추리구이 바베큐를 하는 집이 있다. 내낮 부터 주객들이 많이 계신데, 출장 가던 길 멈추고 합류할 뻔 ㅎㅎ (마지막 사진) PS4: 주차는 오색시장 공영주차장에 하시면 편리 (Pic 19)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 #먹어서응원

충남원

경기 오산시 오산천로 262 충남원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