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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cio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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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대치동 #판동면옥 "우유를 연상케하는 고소함" 고소함의 대명사 우유의 구성성분은 수분과 유당, 유단백과 유지방이 대부분이다. 다시말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조화로운 혼합이 만들어낸 맛이라고 할 수 있다. 판동면옥의 육수가 우유의 마술을 부리는 건지 이집 육수에서 우유의 고소함을 느꼈다. 대치동에서 성공을 거든 단정한 냉면으로 유명한 판동면옥은 그 여세를 몰아 여의도점도 개점을 했다. 이집 냉면맛이 너무 궁금했는데, 늦은 점심으로 방문해 물냉면을 맛볼 기회가 생겼다. 중후한 유기에 단촐한 고명으로 장식된 멋진 냉면인데, 육수 한 모금 맛보면 간간한 맛과 진한 육고기의 맛이 지긋하게 나는 차가운 곰탕 카테고리의 맛이다. 요즘 새로 생기는 냉면집들은 대부분 이런 맛인데, 아무래도 안정된 맛의 일관성을 위해 고기로만 맛을 내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아무튼 봉피양 스타일의 맛이긴 한데, 특이한 느낌 보다는 준수한 수준의 맛이고 땀 많이 흘린 더운날 마시기엔 참 좋은 맛이다. 그런데 면을 풀어 먹다보니 이집 육수맛이 변한다. 면의 곡기가 육수에 녹아들며 연한 단맛이 섞이고 탄수화물의 맛이 혼합되면서 고소함이 배가가 된다. 잦아든 짠맛과 육향이 고소함으로 대체가 되는 신기한 현상이다. 비슷한 맛을 떠올리니 <우유>가 연상이 된다. 우유에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각각 약 5%, 4%, 3.5% 정도인데, 우연히 이 비율이 이집 냉면에서 맞아 떨어진건가? ㅎㅎ 알수는 없지만 이런 고소한 맛의 육수는 이집 냉면을 평범에서 비범으로 바꿔주기 충분했다. 대신 면빨은 내 기준으로는 아쉽다. 자체 맷돌을 가지고 직접 메밀가루를 빻아 제면을 하기 때문에 면의 퀄리티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전분의 비율 때문인지, 반죽 방식 때문인지, 또는 삶는 시간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집 면은 탱글하고 튀는 느낌이다. 단단한 면의 식감인데, 면의 식감이 입에서 뛰노는 느낌이라 육수와 어우러짐이 감소한다. 맛있는 냉면이였지만 면빨 역시 냉면의 취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 본인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판동면옥

서울 강남구 역삼로77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