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해랑 "나만이 느끼는 극찬속의 맛없음" 1. 강남 최고 해물탕으로 갑자기 등극한 해랑이다. 아마도 개그맨 박수홍씨의 도움이 굉장히 컸나보다. 강남에 폼나는 해물탕집이 별로 없기 때문에 비주얼부터 엄청난 해랑의 해물탕은 인스타그래버블한 것만으로 가고싶은 곳으로 등극을 한다. 2. 일단 재료는 신선하다. 랍스터회가 씨알은 작지만 신선해서 부드럽고 달달한게 맛있다. 해물탕에 들어간 해물들 역시 신선함으로 인해 비린맛 없이 해물을 양껏 즐길 수 있다. 3. 그렇다며 나만이 느끼는 이집의 문제는 뭘까? 가장 큰 문제는 냄비의 사이즈다. 지나치게 작은 냄비를 사용해서 재료를 쌓아올렸기 때문에 (게다가 우리 해물탕에는 랍스터도 떡 하니 올렸다) 보기에는 엄청난 비주얼로 다가온다. 하지만 치명적으로 조리가 균형적이지 못하다. 공기중에 노출이 되어 있는 부분은 익지 않고 국물에서 끓여지는 부분만 계속 끓여진다. 서버가 와서 뒤적뒤적은 해주지만 그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라 우리 테이블 탕을 관리하다 호출벨이 울리면 그리로 휙 가버리고 우리 탕은 그 상태로 몇 분 동안 방치가 된다. 우여곡절 끝에 어느 정도 조리가 되면 키조개 껍질 위에 해물을 잘라 올려 주는데, 해물의 양이 많으니 반 정도는 키조개 위에 올려지고 나머지 반은 여전히 국물속에서 끓여진다. 첫 해물은 그럭저럭 먹을만 하지만, 두 번째로 국물에서 꺼내져 올려진 해물은 <오버쿡>의 전형인 해물이다. 아무리 신선한 해물이라도 오버쿡 앞에선 당할 재간이 없다. 4. 국물이 특이하다. 엄청난 양의 해물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감칠맛 보다는 짜고 강렬한 매운맛이 강하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본 육수에서 주는 맛이 너무 샤프한 느낌이다. 조금 더 끓여보지만 국물은 더 짜지고 매워진다. 우리나라 식으로 온전히 국물을 즐기기에는 너무 강렬해서 훠궈 처럼 건더기만 먹어야 하는 형국이 된다. 5. 워낙 인기가 있는 곳이라 불평을 하기엔 내가 너무 까다로운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기준에서 삶은 해물을 맛있게 즐기기에는 시스템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 PS: 즉석 소세지구이, 계란말이, 초밥덩이 등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본질적인 바쁜 매장에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 해물의 조리상태에 대해서만 리뷰해 본다.
해랑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1길 39 유성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