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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2년

* 한줄평 : 상호명 전가복과 음식명 전가복에 담긴 의미 1. 여러 중식당의 경험이 기록으로 축적되며 상호에 담긴 주인장의 마음가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경우를 왕왕 만나곤 한다. 2. 이를테면 개항장 시대 인천의 유명한 중식당이자 짜장면의 탄생지로 알려진 ‘공화춘’의 본래 상호는 창업주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산동회관이었으나 신해혁명이 기폭제가 되어 청나라가 무너지고 중화민국이 세워지니 <공화국의 따스한 봄날>이 왔음을 널리 자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개명하였다. 광화문의 반백년 노포인 ‘동성각’ 역시 화교 식당으로 중국을 기준으로 동방인 대한민국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지은 이름이다. 3. 인천 차이나타운 외곽인 송학동에 자리한 이 집의 상호는 ‘전가복’으로 귀한 해산물과 각종 육고기, 채소 등으로 만들어낸 최고급 중식 요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실제 배달 중식당은 재료의 회전을 위해 대중이 보편적으로 찾는 탕수육과 유산슬 등의 요리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데 반해 전통과 내공을 겸비한 중식당은 전가복, 난자완스, 팔보채, 라조육 등 라인업이 꽤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으며 이는 어찌보면 주방장의 자존심과도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4. 전가복이라는 비싼만큼 고급진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은 결국 “우리 식당은 이정도 요리를 낼 정도의 실력이 있습니다.”란 의미와 “우리 식당에 오시는 손님들은 중식 고급 요리를 드실 줄 아는 분들입니다.”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5. 이정도로 귀한 식재료로 만든 비싼 메뉴인만큼 전가복에는 ‘온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요리’라는 의미로 <가족사진>이란 뜻도 담겨있다. 그러니 이 식당의 상호에는 이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장의 가족애와 내 요리를 먹고 행복해하는 손님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둘다 내포되어 있다고 봐도 미루어 짐작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6. 가볍게 점심으로 방문한지라 미처 전가복은 먹지 못 하고 인당 18천원 세트메뉴를 주문하였는데, 구성은 <유산슬 + 탕수육 + 피망볶음과 꽃빵 + 식사>이다. 7. 18천원으로 정통 화교 식당의 3가지 요리와 1가지 식사 메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가성비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실제 음식맛을 보니 가성비라는 개념을 넘어 <음식이 아주 뛰어난> 수준이다. 음식에 대한 간이 굉장히 균형감있고, 서빙되는 온도감도 뛰어나다. 8. 음식의 수준이 가성비가 좋다거나 합리적이다라는 표현을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가격대가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이 가격으로 이정도 수준의 퀄리티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을터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9. 특히나 감탄하며 먹었던 요리는 탕수육이었는데 튀김옷이 크런키하면서도 식감이 부드러운데다 고기 육즙까지 살아있어 올해 접한 탕수육 중 단연 발군이라 할만하다. 탕수육 소스는 후르츠 칵테일을 사용하여 단맛을 가미했는데 저렴한 재료로 고급스런 맛을 만들어낸 것을 보니 호텔 중식당 레서피의 느낌도 받았더랬다. # 호텔 중식당 느낌은 말 그대로 느낌적인 느낌 ㅋ 그런데 아마 맞을 듯! 소스 맛이 다름!

전가복

인천 중구 신포로35번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