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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2년

* 한줄평 : 망플 아재들의 알쓸신잡 모임 1. 술을 너무 사랑하여 주선으로 불리는 이태백에게 왕이 묻기를 “그대의 주량은 얼마인가?” 물었더니 이태백이 아래와 같이 답했다고 한다. “임금 앞에서 조심스레 먹으면 한말에도 취하지만, 벗들과 둘러앉아 달 아래 환담을 나누며 먹으면 술 세동이도 거뜬하지요.” 2. 마음 맞는 이들과 둘러앉아 즐거움을 나누면 그것이 곧 <식도락>이다. 나에겐 <음식에 관한 수다>를 끊임없이 늘어놔도 부담이 없는 모임이 있으니 바로 <망플 아재 모임>이다. 3. 코로나로 인해 수개월만에 겨우 잡은 자리이니 메뉴가 중요하진 않았지만, 음식 문화에 관한 체험을 중요시하는 이들답게 우리는 이번 모임의 주제를 <홍어>로 잡았다. 4. 분명 이 집 상호에 나온 민어와 홍어는 모두 서해 남부권인 목포 인근에서 주로 잡히는 생선이다. 서울에 소재한 민어와 홍어 전문점은 모두 수요층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규모가 작고, 단골 위주의 장사를 하며, 대부분 고향이 전라도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집은 특이하게도 경상도와 충청도가 고향인 중년 부부가 운영하는 업장이다. 5. 홍어의 삭힘 정도가 서울 사람들의 입맛에 최적화된 것인지 너무 강하지 않아 잘 삭힌 김치와 홍어, 수육 삼합의 난이도가 높지 않다. 주문한 민어회 역시 나름 기술이 있으신지 숙성도가 좋아 식감이 퍼석거리지 않아 좋다. 6. 화룡점정은 이것만큼은 먹어보자고 만장일치로 주문한 <홍어라면>이다. 열을 가하면 홍어가 충분히 삭았을 때 나오는 암모니아 향이 강력해지는데, 김치 없이 라면을 먹는 행위는 <도전>이란 단어를 사용해도 무방한 수준이지만 이 식당 아니고는 경험하기 힘든 <별미>임에는 틀림없다. # 추가 잡설 아재들과 식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망플의 알쓸신잡>에 참가한 듯한 데자뷰이다. 먹는 내내 초장의 베이스 고추장은 시판일까, 집고추장일까? 정답) 시판 제품에 사이다와 다진 마늘을 넣어 만든 초고추장 조리되지 않은 알배추와 다시마, 삶은 콩 등이 나오는 형태는 경상도 어촌 식당 기본찬의 특징인데 실제 주인장의 고향은? 정답) 경상도가 고향으로 원양어선 승선 경력의 바깥어른 홍어라면은 어떤 제품으로 끓였을까? 삼양라면보다 더 적합한 라면 제품은 무엇인가? 정답) 된장분말의 안성탕면이 해산물과 더 궁합이 좋음 등의 잡학스럽지만 즐거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홍어랑 민어랑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28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