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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1년

* 한줄평 : 제주에서 김밥이 유독 유명한 이유는? 1.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박은빈 배우님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며 김밥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데 그 이유를 “김밥은 믿음직스럽다. 속재료를 한눈에 알 수 있어서 예상 밖의 식감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다”라고 하였다. 2. 한 때 <왜 부산에선 떡볶이가 남다르고, 제주에선 김밥이 유명할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전국에서 예약이 가장 어렵다는 분식집이 서귀포의 <오는정 김밥>이고, 제주에는 대왕김밥으로 유명한 <다가미> 김밥이 있다. 그 귀한 전복 재료로 만든 <김만복 김밥>도 제주의 김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3. 제주는 멀리는 조선 인조 당시 <출륙 금지령>을 내려 육지로 제주 유민이 유입되는 것을 막았고, 가까이로는 1948년 4.3 사건의 비극으로 도민 인구 8명 중 1명이 피해를 입은 아픔의 땅이다. 4. 제주인의 시각으로 보면 이러한 아픔이 모두 <육지것>들에 의해 이뤄졌으니 믿음으로 이루어진 혈연과 지연 공동체인 괸당 문화가 다른 도서 지역에 비해 더욱 공고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5. 또 하나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주는 여행의 섬이다. 어디론가 떠나기 앞서 간단하게 취식 가능한 음식으로 <김밥>을 능가하는 음식은 찾기 힘들다. 각종 반찬과 밥을 김으로 싸서 맨 손으로도 먹을 수 있으니 밥심으로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여행음식의 시작으로 김밥은 아주 안성맞춤이다. 6. 서귀포시에 자리한 다정이네는 오는정김밥의 낙수효과를 본 분식집이다. 예약이 극악인 오는정 김밥에 학을 뗀 사람들이 “김밥이 뭐 별거라고 이렇게까지”하면서 상대적으로 구입이 손쉬운 다정이네로 몰렸는데 그 떨어지는 물을 알뜰살뜰 잘 받아내어 이미 그 자체로 빛나는 훌륭한 김밥집이 되었다. 7. 겨우 김밥을 먹으며 한 생각치고는 너무 거창하긴 해도 그래도 이야기는 재미있지 않은가? 또 그럴듯하지 않은가? 아픔의 역사를 지닌 땅에서 만드는 믿음의 음식..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음식.. 그래서 제주에서는 김밥이 제대로! 이 이상 제주의 김밥이 남다른 이유는 찾질 못 했다. * 본 글의 전문은 https://brunch.co.kr/@ochan/60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정이네

제주 서귀포시 동문로 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