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 #나루토오모테나시 #야키토리 * 한줄평 : 마포 상수에서 경험한 야키토리 회식 • 과거와 현재, 달라진 닭의 위상 • 한국의 치킨과 일본의 야키토리 • 기분 전환과 힐링이 필요할 때 부서 회식 장소로 추천 1. 닭은 조류 중 가장 먼저 가축화되었으나 오늘날 고기와 계란을 얻는 경제적 목적과는 다르게 과거 닭의 위상은 불행을 불러오는 귀신을 <축사>의 기능과 농경 사회에서 시간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보> 기능을 담당하였더랬다. 동짓날 땅으로 올라온 귀신은 새벽닭의 울음 소리를 듣고 줄행랑을 쳤고, 재앙이 닥치거나 돌림병이 돌면 닭의 피를 대문에 발라 악귀를 쫓아냈다고 전해졌으니 닭의 위상은 현재와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2. 한국사회에서 닭요리로 가장 사랑받는 <치킨>이 외식업계에서 의미있는 권좌에 앉게 된 계기는 굉장히 놀랍게도 <한국전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 부대 인근을 중심으로 미국 남부의 치킨 문화가 씨앗을 잉태했고, 1960년대 식용으로 적합한 품종의 개발과 양계 기술로 닭고기의 보급이 본격화되었고 1970년대 해표 식용유가 출시되며 <닭 + 기름>이라는 치킨의 쌍두마차 체제가 완성되었다. 3. 한국에선 닭이 높은 비율로 튀김이라는 조리법을 통해 만든 치킨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일본에선 가장 사랑받는 닭요리는 ‘불에 구워내는’ 야키토리로 알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이 유독 발달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KFC와 한국에서 진출한 일부 프랜차이즈 업장을 제외하곤 치킨 가게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4. 지금이야 서울에서도 꽤 많은 야키토리 업장을 만날 수 있지만, 한국에 야키토리 문화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게 된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한일무역분쟁으로 촉발된 2019년 NO Japan 캠페인 당시부터이다. 금단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인지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일본의 식문화는 우리네 삶에 오히려 더 깊숙하게 들어왔다. 국내에서 오마카세, 야키토리, 텐동 등이 대중의 사랑을 널리 받기 시작한 것이 이 무렵이다. 5. 상수동에 소재한 <나루토 오모테나시>는 1호점격인 <야키토리 나루토>의 성공을 등에 업고 개업한 곳인데, 나루토의 메뉴는 계승하면서 좀 더 격조높은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 주문한 것은 5가지 꼬치가 제공되는 B 코스와 Best menu 츠마미 추가, 고등어 솥밥 등이다. 7.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불에 굽는다라는 단순한 조리법은 오히려 단순하기에 불에 구워내는 쉐프의 스킬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8. 금번 식사 자리는 사업계획 등 격무에 시달리는 부서원들과 함께 했다. 직화로 구워낸 직관적인 야키토리의 맛도 훌륭했지만, <회식도 식문화 체험의 연장선상>이라는 내 생각에 너무나도 부합되는 자리였다.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이하여 회사 근처 삼겹살집에서 일인당 고기 2인분에 김치찌개, 소주 2병 먹으면 객단가 5만원이 나오는지라 기존 회식에서는 만날 수 없는 메뉴를 고급스런 장소에서 하이볼과 함께 먹고 동일한 객단가로 더 큰 만족을 얻었다면 나름 괜찮았던 회식이라 자평한다.
나루토 오모테나시
서울 마포구 독막로5길 1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