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순천시 #대원식당 #한정식 * 한줄평 : Since 1966, 순천 한정식의 상징 대원식당 • 1백여년 된 한옥에서 즐기는 60여년 노포의 음식 • 26첩 한상차림, 순천 한정식의 특징 : 맛과 배치의 조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대목은? 1. 지금은 많이 쇠락했지만, 과거 순천의 영화를 온전히 누렸던 장천동에는 1966년 개업하여 어언 60여년의 세월을 켜켜이 쌓은 밥집이 있다. 2. 기와 지붕에 나무 마루, 문지방과 창호문을 갖춘 일백여년 가까이 묵은 오래된 한옥에 들어서면 그 세월만큼이나 이야기꺼리가 듬뿍 담긴 26첩 한상차림을 받아볼 수 있다. 3. 일하시는 찬모 여사님들께서도 식당과 함께 세월을 보내셔서 평균 연령 65세, 근속 연수 20여년을 훌쩍 넘으셨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일하시던 분들이니 쌀밥도 전기압력밥솥을 사용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가늠하여 그 옛날의 냄비밥을 만들고 간장과 매실액, 된장, 고추장도 시판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 사용하신댄다. 4. 대원한정식 1인 기준 49천원, 다소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서도 이 한상에는 그 세월이 온전히 녹아 있다. 5. 전국 팔도를 유람하며 지역의 향토음식을 즐겨온 나도 이번에서야 제대로 된 호남 한정식의 정수를 맛보았던 것 같다. 나 역시 옛날 사람이라 퓨전 조리법으로 조리되어 코스로 제공되는 한식보다는 상다리 부러질 것처럼 2층으로 반찬을 쌓아주는 전통 한정식을 선호하는데, 그간 내가 경험했던 호남 한정식은 그저 먹을게 많아 푸짐하기만 했던 상차림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6. 순천에서 만난 대원식당 한정식에서 얻은 중요한 핵심은 <조화>이다. 반찬을 놓는 것도 색의 어울림에 따라 놓는 위치가 저마다 있고, 반찬 하나로써의 맛보다는 함께 먹었을 때의 맛의 궁합이 있고.. 7. 반찬이 26첩인지라 아예 여사님 2분이 상을 통째로 들고 오셔서 서울 사람들은 모르는 대갱이, 진석화젓, 양태 등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 8.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좁다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순천까지 네댓시간 거리이니 식재료의 종류와 조리 방법이 같을 수 없다. 심지어 어떤 반찬이 다른 반찬과 어울려 어떻게 맛의 상승 작용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것 역시 서울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 9. 쭈꾸미와 고추장 연탄 삼겹살에 삼채를 얹어 삼합으로 먹으면 어떤 맛일지, 된장 무침한 아삭한 고추와 불향 나는 낙지의 조화는 어떨지, 호박잎에 생전 듣도보도 못 한 대갱이무침을 싸먹으면 무슨 맛일지, 3년을 묵혀 엄청나게 짜 단독으로는 먹을 수 없는 진석하젓이 담백한 표고와는 어떤 궁합일지 직접 순천의 한상차림 한정식을 경험해보지 못 하면 미처 상상할 수 조차 없다. 10. 다만, 내가 방문했던 8월초부터는 한상차림에서 갈비찜이 빠지고 대신 된장찌개가 올라온 것은 못 내 아쉽다. 갈비찜과 된장찌개가 상호 호환이 되는 메뉴도 아니거니와 전통 한정식에서 소고기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가격을 일부 인상하더라도 원래 메뉴를 고수하든, 차라리 불고기로라도 하위 호환되는 납득이 갈만한 메뉴가 올라왔었더라면 하는 부분은 못 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instagram : moya95
대원식당
전남 순천시 장천2길 30-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