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찬 @moya95

추천해요

1년

#삼천포 #삼천포한옥집 #해산물한정식 * 한줄평 : 경남의 술문화, 다찌와 통술 그리고 실비 이야기 1. 기후와 특산품, 문화와 역사에 따라 그 지역의 고유 색채가 담긴 음식을 <향토음식>이라 한다. 강원 영서권은 태백산맥에 가로막혀 생선과 해산물 채취도 어렵고, 비탈지형으로 쌀과 보리 등 곡식 농사도 어렵기 때문에 이 지역은 메밀과 수수 등 밭작물을 가공하여 만든 올챙이국수, 도토리묵 메밀전병이 향토음식이다. 또한 산이 높아 계곡이 깊고 강의 유속이 빨라 민물고기 특유의 ‘흙내’가 나지 않는 충북 옥천 지역은 어탕국수와 도리뱅뱅이 유명하다. 2. 그런데 이러한 특정 음식이 아닌 <먹는 방식>이 향토성을 가지게 된 사례가 있으니 바로 경남 지역 <통영의 다찌>, <마산의 통술>, <삼천포 진주의 실비>문화이다. 3. 연안지역 어항을 끼고 있는 경남 지역의 술문화는 다찌, 통술, 실비 등 음식이 제공되는 형태에 따라 명칭은 다를지라도 <제철 해산물 중심의 다양하면서도 푸짐한 안주, 음식보다는 술로 마진을 남긴다는 점, 업장의 운영이 여주인과 이모 등 여성에 의해 운영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4. 우선 통영의 다찌는 일제 강점기 통영 지역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 본국에서 즐기던 사시미와 사케 먹듯이 구색을 차리지 않고 가볍게 해산물 몇점에 술 한두잔 걸치던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다찌 문화는 마산으로 넘어가 성질 급하고 술 잘 먹는 뱃사람들이 얼음이 든 큰 통에 여러 병의 술을 담아 먹는 형태로 변형되며 통술 문화로 자리잡았다. 해산물이 풍부한 삼천포와 진주는 안주는 실제 들어가는 원가 수준으로 받고, 술을 비싸게 받는 형태로 변형되며 안주는 실비 수준으로 받는다는 의미로 실비라는 단어가 자리잡았다. 5. 삼천포는 우리나라 3대 어항으로 손꼽힐만큼 해산물이 풍부하고 저렴하여 실비집이 번성한 곳이다. 다만 대부분의 실비집이 술로 마진을 남기는 방식이다 보니 미성년자 출입 금지, 3인 이하 예약 불가, 술꾼 환영 등 나름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6. 이 식당의 가격은 실비집에 비하면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지만, 의무적으로 술을 먹지 않아도 되는 가족 여행객을 대상으로 해산물 한정식을 실비 컨셉으로 운영되는 <삼천포 한옥집>이다. 7. 삼천포의 일부 실비는 4인상 기준 5만원으로도 제공되는 극강의 가성비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 집의 가격대가 실비보다 다소 높다 표현했을 뿐 1인당 3만원으로 에이스급 음식만 16가지 이상을 (첫번째 사진은 3인 기준 9만원 코스요리) 경험할 수 있다. 심지어 1인 3만원 기준 주류 2병 포함 가격이다. 8. 이 지역의 실비 상차림은 주인장이 어시장에 나가 그날 그날 물좋은 생선을 가져오기에 진정한 <맡김 상차림>이다. 서울의 오마카세는 <코스화>되어 이젠 쉐프가 알아서 차려주는 음식보다는 ‘다찌에서 먹는 스시’라는 개념에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실제 이 식당에 관한 인터넷 후기상으로는 갈비찜과 약밥, 양념 장어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내가 방문했던 당시 상차림은 도미찜과 아구수육, 백합 수제비국 등이 제공되었다. 9. 경남 지역에서 통술, 다찌, 실비집을 오롯이 즐기는 방법은 저녁 오픈 시간인 18시 전후 방문하는 것이다. 식탁에 제공되는 순서대로 주방에서 대량 조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19시 이후 방문하는 손님은 가장 맛있는 조리 직후의 음식을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 추가잡설 먹는 방식이 곧 술문화로 자리잡은 경우를 찾아보자면 (1) 1960년대 전후 서울 지역에는 간단한 안주를 놓고 가볍게 서서 한잔 걸치던 <선술집> 문화가 있었고 (2) 전주에는 동네 가게에서 달걀말이와 황태구이, 갑오징어 구이 등 비교적 조리가 쉬운 안주와 맥주를 판매하는 <가맥>문화가 있다.

삼천포 한옥집

경남 사천시 선구2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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