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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4.5
21일

#성수동 #소프트바 #딸기아이스크림 1. 시골 농촌마을 집성촌에서 70년대 중반 태어난 내가 처음 접한 아이스크림은 얼음틀에 막대 꽂아 드라이아이스로 급속 냉각한 <아이스께끼>이다. 이미 1963년 롯데삼강에서 막대형 아이스크림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1972년 팥아이스크림의 대명사인 <아맛나>를 출시하였으나 전기가 귀했던 시절이니 내가 살던 동네에 대기업의 아이스크림 냉동고가 들어온 것은 분명 80년대 초반 즈음일 것이다. 2. 40대 중반 이후 세대가 보다 상위 개념인 아이스크림이란 단어보다 <하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역시 유년 시절 처음 접했던 아이스크림이 재료의 질감이나 식감 등을 고려하지 않고 꽝꽝 얼리기만 했던 그 시절의 단어가 입에 붙어서일 것이다. 90년대 들어 서울 부자들만 먹는 줄 알았던 구구콘 등이 인기를 끌었으나 부라보콘이 200원 하던 시절 무려 500원이나 했으니 시골 마을 어린이들에게는 쉽게 사먹기 어려웠을 터.. 3. 그러다 맥도날드에서 300원이라는 획기적인 가격에 소프트콘이 니왔었는데 보드라운 식감에, 유지방의 깊은 풍미까지.. 시골출신인 내가 서울에 자리잡으며 느낀 음식에 대한 <컬쳐 쇼크> 중 하나가 바로 맥도날드의 소프트콘이었더랬다. 4. 성수동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귀가하는 길에 문득 만난 소프트아이스크림 전문점, Softbar.. 가게를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가 딸기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5분 뒤 나온다는 걸 보니 아마도 매장에서 직접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드는 모양이다, 토핑으로 얹어준 제법 큰 딸기도 그렇고.. 인공감미료와 색소 등을 사용하기보단 천연재료 그대로를 사용한건지 인위적인 단 맛보다 과일 본연의 맛이 훌륭하다. 5. 자리에 앉아 유리창 밖 바삐 걸어가는 젊은 행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유년 시절 얼음틀에 얼려먹던 거친 식감의 아이스께끼가 그리워진다.

소프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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