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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근덕마당골 #마당골정식 * 한줄평 : 백반이라는 밥상 차림으로 읽어보는 삼척 1. 삼척 근덕마당골에서 마주한 밥상은, 백반이라는 말이 지닌 오래된 온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백반은 언제나 소박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그 안에는 한국 식문화가 오랜 시간 붙들어온 풍성함의 감각이 조용히 살아 있다. 쌀밥과 국 한 그릇을 중심에 두고, 나물과 볶음, 찜과 무침이 둘러앉는 구성. 겉으로는 담백해 보이지만, 막상 마주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내어주는 식사다. 2. 반가의 상차림이 정교한 질서와 격식을 드러냈다면, 백반은 일상의 자리에서 정성의 밀도를 보여준다. 반찬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종류가 많다는 뜻이 아니라, 그날의 재료와 손맛을 아끼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다. 그래서 백반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넉넉한 식사로 남아 있다. 3. 근덕마당골의 밥상은 그 백반의 미덕을 삼척이라는 지역의 결로 옮겨 놓는다. 가자미구이와 세꼬시, 간장소라와 게무침, 반건조 생선 조림 같은 반찬들은 이곳이 바다 가까운 어촌의 식탁임을 먼저 알려준다. 특히 세꼬시는 가자미를 뼈째 얇게 저민 회로, 냉장이라는 것이 없던 시대에 가장 신선한 생선을 통째로 살려 먹으려 했던 동해안 어촌의 지혜가 오늘까지 이어지는 방식이다. 4. 무엇을 먹는가가 아니라, 어떤 바다를 곁에 두고 살아왔는지가 더 선명하게 읽히는 상차림이다. 미역국과 밥, 그리고 가지런히 놓인 찬들이 한데 모이면, 그 식사는 어느새 한 지역의 생활사를 조용히 읽어내는 자리가 된다. 5. 이 집 백반이 인상적인 것은 맛이 화려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과장하지 않기 때문에 더 또렷하다. 재료는 제자리를 지키고, 조리는 필요한 만큼만 더해진다. 그 절제 속에서 바다의 짭조름한 기운과 밥상의 단정함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조화한다. 한 숟갈 한 숟갈이 삼척이라는 식탁의 얼굴을 천천히 드러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 결국 좋은 백반은 지역을 설명하는 가장 솔직한 언어다. 관광 안내서에 적힌 이름보다, 그곳 사람들이 매일 먹는 밥상이 먼저 기억에 남는다. 근덕마당골의 한 상은 삼척 어촌이 오랜 세월 쌓아온 맛의 습관과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당이 아니라, 삼척을 가장 일상적이고도 깊은 방식으로 만나는 자리다.

근덕마당골

강원 삼척시 근덕면 교가길 10 후생소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