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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민트색을 입은 고량주, 공부가주 자약 1. 우리는 때로 색의 변화를 통해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 요즘 마트 주류 코너나 중식당에 들어서면, 이유를 따지기도 전에 먼저 눈에 걸리는 화려한 병들이 있다. 공부가주 자약 시리즈다. 민트와 오렌지, 블랙 등 색으로 등급과 포지션을 구분하는 이 술은, 전통 고량주가 지녀온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내려놓고 한층 밝고 가벼운 인상으로 다가온다. 2. 병을 따면 꽃향기와 파인애플향이 먼저 온다. 연태고량주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며 도수를 먼저 알리는 술이라면, 자약은 목넘김이 부드럽고 피니시도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3. 과거 중식당은 동네 중국집과 호텔 중식당 사이에서 양극으로 나뉘어 있었다. 한쪽은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이었고, 다른 한쪽은 격식을 갖춘 자리였다. 그 사이를 메우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4. 그런데 최근 들어 합리적 가격대를 내세우면서도 반주하기 좋은 고급 요리를 갖춘 중식 요리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공간에서는 술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과거 중식은 연태고량주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고, 요리와의 페어링도 마뜩치 않아 식사 위주의 자리가 많았다. 이제는 요리를 고르는 순간부터 술이 함께 놓인다. 몇 가지 요리를 나누고, 그에 어울릴 술을 고르고, 이야기가 이어지면 잔도 이어진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술은 어느새 자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주류 시장의 흐름 역시 그 변화를 따라 움직였다. 5. 사케의 저변이 스시야를 통해 확대되었듯, 백주도 중식 요리점을 통해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한때 중식당의 술이 연태고량주 중심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공부가주, 수정방, 국교, 자약 등 다양한 프리미엄 백주가 각기 다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6. 여기에 중국 백주 시장 내부의 변화까지 겹쳐진다. 주요 소비층이었던 중장년 세대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젊은 세대는 백주를 여전히 낯설고 부담스러운 술로 받아들인다. 소비층을 넓히지 못하면 시장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백주 업계는 결국 다른 방식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7. 그 흐름 위에서 공부가주의 선택은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병의 형태를 바꾸고, 색을 바꾸고, 손에 쥐었을 때의 인상까지 다시 구성했다. 전통적인 항아리형 대신 중국 고대 악기 편종을 모티브로 한 형태를 택한 것도, 전통의 무게를 덜어낸 것이 아니라 다른 언어로 옮겨 담은 셈이다. 8. 한국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여러 장면에서 확인된다. 중식 요리점의 테이블 위에 놓인 병들이 달라졌고, 그것을 고르는 방식 또한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부담 없이 주문하면서도, 무엇을 마시는지 한 번쯤 더 생각하게 되는 자리.. 그 변화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공부가주 자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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