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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욕쟁이할머니보리밥 #나물돌솥밥 * 한줄평 : 욕쟁이 할머니, 그 이름에 담긴 따뜻한 한 끼 1. 옛날 식당 간판을 보면 [욕쟁이 할머니]라는 이름이 참 자주 눈에 띄던 시절이 있었다. 말투의 거침이 곧 인심의 거침은 아니었다. 오히려 “밥 한번 먹고 가라”는 투박한 환대가 그들의 방식이었다. 욕은 거칠었지만, 밥맛은 이상하리만치 다정했다. 2. 한때 동네 식당의 간판처럼 떠돌던 [욕쟁이 할머니]는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한국 밥상이 지닌 오래된 정서라 할 수 있다. 퉁명스러움 속에 숨은 정(情), 그리고 말보다 먼저 밥을 내놓던 세대의 생활방식이 만들어낸 문화적 풍경이자 그 시절 삶의 방식이었다. 3. 그 풍경의 흔적이 아직도 살아 있는 곳을 강화도에서 만났다. 고구려 소수림왕 당시 창건되었다는 전등사 인근에는 현지인들에게 강화도를 대표하는 보리밥집이라 불리는 반백년 업력의 [욕쟁이 할머니 보리밥]이라는 식당이 있다. 4. 강화도 여행을 하다 보면 유독 이 섬에는 ‘마니산 산채식당’, ‘삼랑성 시골밥상’, ‘동문식당’, ‘남문식당’처럼 산채비빔밥과 나물비빔밥을 내세우는 걸출한 집들이 왜 이토록 많은가라는 생각이 든다. 5. 강화도는 마니산과 고려산, 넓은 들판과 갯벌이 어우러진 땅이다. 사계절 산나물과 들풀이 풍성하게 자라는 천혜의 조건이, 밥상 위에 그대로 올라온다. 취나물, 고사리, 뽕잎, 다래순, 당귀, 가시오가피 같은 산채를 조미료 없이 본연의 맛으로 비벼 먹는 담백한 비빔밥이 이곳의 오랜 식문화가 된 것이다. 6. 전등사, 보문사, 적석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이 많아 채식과 건강식을 찾는 방문객들의 수요도 한몫했다. 사찰 음식의 정신처럼, 과하지 않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가벼우면서도 든든한’ 한 끼가 강화도 비빔밥의 본질이다. 7. 섬쌀과 보리를 특산물로 삼는 이 땅에서는 돌솥에 지은 보리밥 위에 나물을 수북이 올리고, 고추장 양념을 살짝 더해 비비는 것이 일상이다. 관광객에게는 가벼운 점심으로, 현지인에게는 오랜 세월 이어온 ‘집밥 같은’ 위로로 자리 잡았다. 8.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코끝을 자극하는 보리밥의 고소한 향과 나물의 싱그러운 풀냄새가 반긴다. 테이블 위에 올라오는 상차림은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푸짐함이 압도적이다. 돌솥에 바짝 누른 보리밥 위로 계절 나물이 수북이 쌓여 있고,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과 들기름 한 방울이 곁들여진다. 9. 한 숟가락 비벼 입에 넣으면, 보리의 씹히는 식감과 나물의 다양한 질감이 어우러지며 입안 가득 싱그러운 바람이 이는 듯하다. 특별히 강렬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재료 본연의 단맛과 쓴맛, 풋풋함이 조용히 어우러진다. 곁들여 나오는 된장국은 구수하고, 김치와 각종 장아찌는 세월이 묻어난 깊이를 더한다. 10. 할머니 세대가 정성 들여 다듬은 듯한 반찬 하나하나에서 ‘욕쟁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다정함이 느껴진다. “밥 한번 먹고 가라”는 그 투박한 마음이, 과하지 않은 양념과 든든한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지인들이 강화도 대표 보리밥집으로 꼽는 이유를, 한 상 차려진 밥을 먹다 보면 절로 알게 된다. 이름만큼이나 정감 가고, 먹고 나면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강화도만의 소박한 진미다.

욕쟁이 할머니 보리밥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93-2 욕쟁이할머니 꽁보리밥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