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금촌국밥 #섞어국밥 * 한줄평 : 국밥의 여러 갈래가 한상에서 조우하다. 1. 인사동 골목은 오래된 것과 새로 들어온 것이 겹겹이 쌓여 있는 공간이다. 전통 찻집 옆에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고, 미술관과 기념품 가게 사이로 직장인과 관광객이 뒤섞인다. 그런 골목에서 새로 들어선 단정한 국밥집 하나가 눈에 들어오니 바로 [금촌국밥]이다. 2. 통상 음식점 상호에는 [식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집은 [국밥]이라는 표현으로 업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3. 흥미로운 대목은 돼지고기 국밥의 여러 갈래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것이다. 대구식 고기밥, 광주의 애호박국밥, 그리고 보다 익숙한 순대국밥과 돼지국밥까지.. 돼지고기라는 재료를 공유하지만, 각 지역이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4. 보통 국밥집이 특정 지역의 방식에 뿌리를 두고 그 결을 밀어붙이는 데 비해, 이곳은 서로 다른 지역의 국밥 문법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5. 여기에 강원도 속초의 오징어순대가 곁들여진다. 이 메뉴 하나로 금촌국밥의 성격은 좀 더 분명해진다. 오징어순대는 돼지고기 국밥의 연장선에 놓이기보다, 전혀 다른 해안의 식문화를 끌어오는 선택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이 집의 상차림은 특정 지역의 재현이라기보다, 한국 음식의 여러 갈래를 한 상 위에 모아 놓은 풍경에 가까워진다. 6. 대구식 고기밥은 국물보다 고기가 중심이 되는 직선적인 구성이고, 광주의 애호박국밥은 애호박이 풀어내는 단맛으로 국물의 결을 부드럽게 확장시킨다. 순대국밥은 순대와 내장의 농도로 깊이를 만들고, 돼지국밥은 돼지고기 국물이 가진 익숙한 대중성을 품는다. 여기에 오징어순대가 더해지면 바다와 내륙, 육류와 해산물이 한 상 안에서 교차한다. 7. 이러한 구성이 단순한 취향의 나열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이 집이 자리한 장소 때문이다. 인사동은 한국의 전통을 소비하는 공간이자, 외국인 방문객도 많이 찾는 거리다. 금촌국밥은 이 맥락 위에서 자연스럽게 읽힌다. 한 가지 지역의 깊이를 파고들기보다, 한국 음식의 여러 결을 한자리에서 경험하게 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 8. 구미에서 국밥집을 하던 기반이 서울로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선택은 더욱 흥미롭다. 지방에서 올라온 식당이 서울에서 생존하기 위해 택하는 방식은 대개 단순화이거나 프랜차이즈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낯선 지역성을 덜어내고,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촌국밥은 오히려 반대로 지역의 개별성을 지우지 않고, 나란히 놓는다. 9. 국밥은 본래 지역성과 생활성이 강한 음식이다. 어느 지역에서 먹어왔는지, 어떤 재료를 써왔는지, 국물의 농도와 밥을 말아내는 방식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기억을 품는다. 그러나 이 집에서는 그 지역성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동하고, 나란히 놓이고, 다시 배열된다. 한 그릇의 깊이 대신 한 상의 스펙트럼을 택한 셈이다. 10. 인사동에서 금촌국밥을 찾는다는 것은 특정 지역의 맛을 확인하는 일이라기보다, 한국 음식의 여러 층위를 한 번에 통과하는 경험에 가깝다. 국밥과 고기밥, 애호박국밥과 오징어순대가 한 상 위에서 서로를 비춘다. 금촌국밥은 그 교차로 위에 놓여 있다.
금촌국밥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20 오원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