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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5.0
18시간

#언주역 #회빈 #공부가주페어링 * 한줄평 : 중식 파인 다이닝, 회빈에서 즐긴 공부가주 1.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의 이 문장은 유교 문화권에서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예(禮)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우리 역시 예부터 멀리서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집에서 빚어둔 술을 꺼내고, 없는 살림일지라도 정성을 다해 주안상을 차렸다. 밤이 깊도록 잔을 기울인 까닭은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아마도 일부러 찾아와 준 사람이 고마웠기 때문이지 아니었을까. 2. 그 마음은 오늘의 식탁에서도 이어진다. 마티네 차움 호텔의 중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회빈에서 열린 공부가주 페어링은 좋은 술이 담아내는 환대의 의미를 되새긴 자리였다. 미슐랭 스타를 목표로 문을 연 회빈과 공부가주를 수입하는 KFJ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이날의 식탁에선 술과 음식이 아닌 뜻밖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행사의 시작은 "술 향기에 말에서 내리고, 맛에 끌려 수레를 멈춘다"라는 聞香下馬 知味停車라는 이야기로 시작되어 공자로 이어졌다. 3. 멀리서 찾아온 객을 위해 좋은 음식과 술을 준비했으되 먼저 공자의 고향인 곡부를 이야기했고, 공자를 이야기했으며, 손님을 맞이하는 중국의 예를 이야기한 뒤에야 비로소 술잔이 채워졌다. 생각해 보면 순서가 바뀐 것이 아니라 원래의 순서를 되찾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술은 맛으로 먼저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마셨는가를 먼저 기억하게 만드는 술이다. 4. 음식이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화려한 플레이팅과 맛에 시선을 두는 동안,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릇 위에 놓인 세심함이었다. 캐비어를 얹은 전가복 춘권에는 꽃잎과 금가루가 조용히 더해져 있었고, 한돈 매실 흑식초 탕수육에는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가 고명으로 얹혀 있었다. 화려함으로 시선을 끄는 대신, 이 자리에 온 이들의 하루가 무사하고 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접시 위에 올려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정성은 술과도 이어졌다. 가벼운 요리에는 맑고 청아한 술이, 진한 요리에는 깊고 무거운 술이 따라붙었고, 그 페어링 안에서 음식과 공부가주는 마침내 하나가 되었다. 5. 좋은 술은 향으로 기억되지만, 위대한 술은 문화로 기억된다. 위스키나 와인, 샴페인을 수입하는 업체에서도 페어링 행사를 근사하게 진행하지만, 이런 자리의 주인공은 언제나 술 그 자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부가주를 수입한 KFJ가 진행한 이 행사에서 공부가주는 중국의 식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이었을 뿐, 우리가 그 자리에서 만난 것은 술이 아니라 술을 낳은 땅과 사람이었다. 곡부의 이야기로 문을 열고, 공자의 문장으로 잔을 채우고, 접시 위에 정성을 얹어 보낸 이 자리는 그래서 시음회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6. 술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술이 태어난 세계로 손님을 데려가기 위해 차려진 초대.

회빈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56 마티네 차움 17층

맛집개척자

이런 이야기 재밌어요^^

권오찬

@hjhrock 망플에도 얼마 전 올린 공부가주 칼럼을 보고 초청받아갔어요. 무려 계향각 신계숙 교수님과 옆자리에서 공부가주 주거니 받거니.. ㅎㅎㅎ

맛집개척자

@moya95 그 칼럼이면 초청은 당연한 결과죠^^

권오찬

@hjhrock 항상 따스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맛집개척자님~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