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도우미식당 #오겹살정식 * 한줄평 : 오겹살정식에 담겨있는 제주의 식문화 1. 서귀포 남원읍, 중산간의 한갓진 동네에 자리잡은 도우미식당은 오겹살정식 단일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이다. 주변에 이렇다할 관광지나 명승지가 없으니 일부러 관광객이 찾아오기가 쉽지 않으니 식사 시간 내내 옆 테이블에서 오가는 동네 사투리가 정겹게 들릴 뿐이다. 2. 코로나 시기엔 백신을 맞지 않은 노부모를 지키려 외지인은 아예 받지 않았다고 하니, 오랜 업력에 비해 리뷰가 턱없이 적은 이유도 짐작이 간다. 3. 이 집 오겹살을 이해하려면 세 가지를 봐야 한다. 정량으로 나오는 원육이 우선 좋고, 화력을 연탄불에서 끌어오다 보니 복사열로 속까지 고루 익는다. 여기에 무생채와 콩나물, 김치와 오뎅볶음 같은 반찬을 죄다 불판 위에 올려 함께 지져 먹는 방식이 재미를 더한다. 반찬조차 조리의 연장이 되는 셈인데, 이 집 상차림 전체가 그렇듯 뭐 하나 그냥 나오는 게 없다. 4. 그런데 이 집에서 내는 [오겹살정식]이란 이름에는 제주의 음식 문화 키워드가 하나 숨겨져 있다. 육지였다면 [백반]이라 불렀을 상차림인데, 제주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정식]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백반이라 하면 흰 백에 밥 반, 하얀 쌀밥이 상의 중심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말인데, 제주 땅은 그 전제부터가 성립하지 않았다. 화산토는 물이 너무 잘 빠져 논을 지탱하지 못했고, 쌀은 뭍에서 건너오거나 큰맘 먹어야 만날 수 있는 곡식이었다. 5. 쌀밥이 밥상의 중심이 아니었던 곳에서 백반이라는 말이 굳이 뿌리내릴 이유가 없었을 테고, 그 자리를 대신 채운 게 쌀의 유무와 상관없이 갖춰 낸 한 상을 뜻하는 [정식]이었다. 6. 밥과 함께 나오는 된장국도 사정이 비슷하다. 잡곡이 주식이던 제주에서 밥은 뻑뻑했고, 그걸 넘기려면 국물이 필요했다. 그래서 제주는 국물 음식이, 그중에서도 냉국이 유독 발달한 땅이 됐는데, 여기엔 재료의 힘도 있었다. 된장을 찬물에 그대로 풀어도 흔히 걱정하는 군내가 나지 않았던 것. 뜨겁게 끓여 잡내를 날릴 필요가 없었으니 된장은 차가운 채로도 국물이 될 수 있었다. 7. 오겹살정식이라는 한 상에는 이렇게 제주 음식문화에 관한 2가지의 키워드가 포개져 있다. 쌀이 없어 백반 대신 정식이 됐고, 잡곡을 넘기려는 궁리가 찬 된장냉국을 밥상에 앉혔다.
도우미식당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중산간동로 7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