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산시도삭면에 가면 사람들의 주문은 대개 비슷하다. 도삭면과 소룡포. 상호에 아예 도삭면을 내걸었으니 당연하다. 넓적하고 두툼한 면을 건져 먹는 재미가 있고, 소룡포 역시 이 집에서 빼놓기 어려운 메뉴다. 그런데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군만두를 먹는 테이블이 거의 없었다. 하긴 도삭면집까지 와서 군만두를 주문하기란 쉽지 않다. 군만두는 너무 익숙하다. 웬만한 중국집 메뉴판에는 다 있고, 때로는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면 서비스로 따라오기도 한다. 익숙하다는 건 음식에게 꽤 억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잘 만들어도 좀처럼 주인공이 되지 못하니까. 호기심에 주문해봤다. 한쪽 면만 노릇하게 구워낸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일본 이자카야의 야키교자에서도 흔히 만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나 역시 잘 구워서 맛있는 만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개를 먹다 보니 자꾸만 만두소에 신경이 갔다. 돼지고기와 양배추. 여기까지는 익숙하다. 그 사이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향신료의 향이 슬쩍 올라왔다. 중국 향신료 특유의 존재감은 있는데 음식 전체를 덮을 만큼 세지는 않았다.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과 양배추의 단맛 사이로 낯선 향이 끼어든다. 분명 군만두인데, 내가 알던 군만두와 조금 다르다. 이 미묘한 어긋남이 좋았다. 접시 한쪽에는 로즈마리 한 줄기가 놓여 있었다. 만두와 로즈마리의 조합도 재미있었지만, 정작 기억에 남은 향은 만두 속에 숨어 있었다. 무슨 향신료였을까. 끝내 이름은 알아내지 못했다. 도삭면을 먹으러 간 집이었다. 소룡포도 주문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나와 가장 오래 생각난 것은 군만두였다. 유명한 집에서는 자꾸 시그니처 메뉴부터 찾게 된다. 가끔은 메뉴판에서 가장 익숙해 보이는 음식이 그 집의 실력을 더 잘 말해주기도 한다.
송화 산시도삭면
서울 광진구 뚝섬로27길 4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