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대구 10미 중 첫번째로 꼽는 따로국밥 1. 형제와 진배없는 친구의 고향이 대구이다. 서울에서 그래도 내 마음 속 90점은 된다고 생각하는 국밥집에 함께 간 적이 있는데 대구 사람들은 국밥 부심이 있다며 70점이라는 품평을 하길래 언제고 대구에 방문하게 되면 한끼는 꼭 국밥을 먹으리라 다짐했었다. 2. 대구가 자랑하는 10가지 음식을 <대구 10미>라 하는데 그 중 첫번째가 바로 <대구 육개장>이다. 내가 알기론 분명 대구 1미는 대구의 향토 음식인 <따로 국밥>이였는데 어느샌가 육개장으로 변경되어버렸다. 3. 보통은 고기가 불과 2점이라는 리뷰를 보고 불과 1천원 차이인 <특>과 <따로 국수>를 주문하였다. 따로 국수를 주문한 것은 대구가 국밥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국수>의 고장이기도 해서.. 4. 대구는 전국 밀가루와 국수 최대 소비 도시이다. 성격 급한 대구 사람들이 후루룩 먹고 치아뿌릴 수 있는 국수와 상성이 맞기도 하거니와 대구 10미 중 하나가 바로 <누른 국수>일 정도로 대구 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각별하다. 참고로 대구식 육개장과 함께 하는 면을 <육국수>라 부른다. 5. 국밥을 받아보니 서울에서 먹던 육개장과는 약간 차이점이 있다. 서울식 육개장은 사태살을 결대로 찢어 올렸다면 대구의 따로국밥은 양지머리 부위를 칼로 뭉텅 잘라내어 함께 끓여냈다. 또한 서울에선 고사리와 당면 등이 들어가지만 대구에선 무와 파, 그리고 이 곳 사람들이 <소피>라 부르는 선지로 끓여낸 뒤 다진 마늘은 반 수저 얹어주는 식이다. 6. 국에 밥을 말아내는 <토렴>이 빨리 빨리 한술 입에 털어넣는 <서민들의 식생활>에서 파생되었다면, 국에 말아서 후루룩 소리내 먹는 것은 경박하다고 여긴 양반들은 늘 <밥 따로, 국 따로>로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내 어린 시절만 해도 국에 말아먹거나, 밥 그릇을 들고 먹거나, 어른들이 수저를 드시기 전 아랫사람이 먼저 음식에 손을 대는 것은 충분히 경을 칠만한 일이었다. 7. 대구 따로 국밥의 원조격인 이 식당의 역사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지 국에 밥을 말지 않고 주는 방식이 대구의 <향토성>을 담고 있고, 그게 대구 대표 음식으로까지 선정될만한가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대구근대역사관>에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8. 대구는 6.25 사변 당시 전국의 피란민들이 모여들었던 곳이다. 실제 피란 임시 정부가 한달여동안 자리잡았던 도시이다. 예의상 피란온 양반가 어르신들께 밥과 국을 따로 내놓다보니 아마도 이 시기부터 <따로 국밥>이란 명칭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대구 방식의 레서피에 시대상을 담아냈으니 따로국밥이 향토음식이라는 것이 이해된다. * 추가잡설 1 대구식 육개장은 소고기국을 기본으로 해장국, 육개장, 따로국밥 등으로 분화되었기 때문에 따로국밥 하나만을 대구 대표 국밥으로 하기에는 형평성이 맞지 않아 2012년 대구 1미는 따로국밥에서 육개장으로 변경되었다. 사실 관광객 입장에선 대구에서 먹는 육개장과 따로국밥, 해장국을 구분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우리가 서양인을 보고 다 미국인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육개장은 전국 팔도 어디에나 있는 음식이라 굳이 대구의 향토 음식이라 부르기에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육개장 대신 따로국밥이 다시 대구 1미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추가잡설 2 을지로 소재 소갈비 노포인 <조선옥>에 가면 <대구탕>이라는 메뉴가 있다. 생선인 대구로 끓여낸 탕이 아니라 <대구 스타일로 끓여낸 육개장>이다. * 본 글의 전문은 brunch.co.kr/@ochan/40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국일 따로국밥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57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