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 한줄평 : 우리네 역사와 함께 살아숨쉬는 중국 노포 • 영등포구 당산동 동네 중국집에 숨겨진 비사 리뷰! • 1919년 경성 전문학교 비밀 결사 모임이 이 집에서! • 3대째 화상 노포이자 수요미식회 간짜장 맛집! • 미슐랭 1star 마포 진진의 왕육성 쉐프도 이곳에서! 1. 짜장면은 중국 산둥성의 작장면에서 유래했지만, 오히려 중국보다는 <한국의 서민음식>으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혼종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2. 1905년 공화춘에서 짜장면이란 이름으로 음식을 만들어 팔았고, 2005년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으니 짜장면은 어찌보면 한국에서 태어난 음식이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함께 한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3. 영등포구 당산동 2층 건물에 자리한 <대관원>이라는 옥호의 이 집은 <수요미식회 간짜장 맛집>으로 미식가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난 더 오래 전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4. 작년 2019년은 1919년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역사에 묻혀있던 여러 비사들이 재조명되었는데 내가 주목했었던 것은 당시 “의미깊은 시대적 모임의 장소가 화교가 운영하는 중화요리점”이였다는 것이다. 5.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위해 13도 대표가 모여 선포문과 결의 사항을 낭독했던 <봉춘관>, 1919년 1월 경성 시내 전문학교 학생 대표의 독립 비밀 결사 모임이 열렸던 <대관원>, 1925년 조선공산당 창당대회가 열렸던 <아서원> 등 화상 요리전문점은 우리네 근대 역사에서 중요한 장소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6. 식사 후 계산을 하며 아무래도 중국집 상호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대관원이 심상치 않아 여쭤보니 그 역사적인 대관원이라는 청요릿집을 1950년대 현재 당산 대관원 사장님의 할아버지께서 인수하셨고, 2대인 아버지는 그 업을 용산에서 다시 터를 잡아 식당을 운영하셨고, 지금 3대째로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7.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마포의 회원제 중식당으로 유명한 <진진>의 왕육성 쉐프도 1970년대 대관원에서 요리를 배웠다고 한다. 8. 주문한 메뉴는 계란 흰자 머랭이 올라간 <게살삼슬 ; 32천원> 과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간짜장 ; 8천원>이다. #음식품평 중국요리에서 <슬>은 채로 썰어낸 방식을 의미하니 게살삼슬은 <3가지 재료를 채썰어 조리>한 것에 게살을 더한 것이다. 계란 흰자의 식감이 이 정도로 부드러우려면 익히는 온도와 시간을 굉장히 조밀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동네 중국집에서 이걸 먹을 수 있다니 기대 이상의 수확이다. 우리네야 메뉴판에 요리부와 식사부가 구분되어 있다지만 중국 현지에선 오히려 요리를 주문하고 이를 반찬삼아 공기밥을 먹는다고 들은 적이 있다. 오늘은 따로 주문한 밥에 게살삼슬을 얹어 덮밥처럼 먹었더니 조합이 참 좋다. 간짜장은 수요미식회 방송되었다기엔 의외로 평범하지만 재료의 다양성, 익힌 정도와 간, 면과의 조합 등이 평타 이상이다.

대관원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7길 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