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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광화문 오피스 건물 지하에 숨겨진 맛집 1. 세종문화회관 근처 도렴빌딩 지하는 <맛의 보고>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의 점심 장소로 인기있는 곳이다보니 예닐곱평 작은 식당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저마다 특색있는 메뉴와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2. 오늘 방문한 곳은 예전부터 점찍어둔 돈부리 식당, 가츠야마이다. 돈부리를 먹으러 방문했는데 전혀 생각지 못했던 <한우대창전골>이라는 신메뉴가 인기인 듯 싶어 주문하였다. 3. 상호인 가츠야마는 일본의 지역명이고, 주력 메뉴는 일본식 덮밥인 돈부리이다. 그런데 신메뉴 이름은 <모츠나베>가 아니고 <한우 대창 전골>이라는 점에 큰 흥미를 느꼈다. 아마 젊은 주인장께서 일본 대창 전골 레서피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본인만의 색채를 가미한 것 같았는데 그 부분을 찾는 것이 이번 식사의 재미였다. 4. 우선 이 식당의 한우대창전골에는 대창과 궁합이 좋은 부추, 고기 전골 조리시 밸런스를 잡아주는 양배추 등 일본의 모츠나베와 재료상 차이는 보이지 않지만, 마라 양념이 가미되어 좀더 트렌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대창의 손질 및 초벌 조리가 이 요리의 킥인 것 같은데, 진득하고 기름진 모츠나베와 달리 깔끔한 국물이 특징이다. 5. 이왕지사 방문했으니 튀김 솜씨도 보고 싶어 주문한 것이 믹스가츠동이다. 에비 후라이와 돈카츠가 올라간 믹스 가츠동이 불과 8천원으로 직장인 점심 가격으로 부담없이 책정되었다. 솔직히 겉바속촉의 경지도 아니었고, 소스에 촉촉하게 젖어들어 부드러운 식감도 아니었건만 분명한 것은 직장인의 점심으로는 가격 포지셔닝과 연관하여 “모자람이 없었다.” 6. 난 이런 식당을 좋아한다. 음식도 좋았지만, 청년 사장이 끊임없는 자기 개발로 메뉴와 소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나날이 우상향>하는 식당.. 홀의 테이블이 적지 않음에도 주방에는 주인장 홀로 튀김과 소스, 플레이팅 등의 과정을 전담하고 있고 홀 역시 직원 홀로 계산과 접객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전혀 막힘이 없다. #추가잡설 일본 식육의 역사는 19세기 중반 막번 체제가 무너지고 서구 열강의 개화 문물을 받아들였던 <메이지 유신>부터 본격화되었다. 그러다보니 일본에서는 고기 위주로 소비되었고, 소의 내장은 대부분 폐기되었다. 이렇게 버려지는 소내장을 요리로 만들어낸 이는 일제 강점기 강제징병되었던 굶주림에 지친 조선 동포였다. 고된 역사의 시대성이 새겨진 맛있는 음식은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가츠야마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5길 37 도렴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