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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제주 최고의 고깃집을 갱신하다! 1. 무엇이든 경험이 깊어지면 숙련되기 마련이다. 충분히 숙련이 되어 숙달 수준에 이르면 기존의 기준 자체가 상향된다. 미식 역시 최고 맛집이 갱신되면 입맛이 높아지는데 오늘 제주에서 돼지고기 최고 맛집을 경험하였다. 2. 이 식당은 1995년 개업하여 올해 25년 업력이 되었지만, 최근 리모델링을 거치며 내외부가 굉장히 깨끗하다. 전기차 충전기까지 주차장에 구비하고 있을 정도.. 3. 우선 이 식당에 대한 장단점을 2가지씩 꼽자면 장점으로는 돼지 생갈비라는 메뉴의 희귀성과 제대로 된 고기 정형이다. 아쉬운 점은 화력원과 그릴링이다. 4. 아쉬운 점을 먼저 말하자면 화력원이 가스불이라 숯불로 익혔을 때 맡을 수 있는 훈향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생갈비 300g 1인분 기준 18천원이라는 가성비가 충분히 상쇄시켜 준다. 고기의 퀄리티와 정형이 워낙 훌륭해서 대충 구워도 맛있겠지만, 손님이 직접 고기를 구워야 한다는 점은 맛의 편차가 꽤 클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또한 요린이들에겐 화력을 조절할 수 있는 가스불이 숯불 대비 조금 더 그릴링이 용이하다. 5. 다행스럽게도 난 그릴링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지라 적당량의 소금을 뿌리고,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고 육즙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크기로 고기를 잘라내 맛있게 구워냈지만, <요린이>들에게는 이정도 맛을 끌어내기가 몹시 어려운 일이다. 실제 제주도 흑돼지가 맛있는 이유는 품종 자체가 주는 식감과 감칠맛 외에도 탄탄한 그릴링 실력을 보유한 직원들이 직접 구워주는 것도 큰 요인이다. 6. 육지 사람들에게 <돼지 갈비>란 “불고기 양념에 재운 목살 내지는 식용본드로 뼈와 고기를 붙여낸 음식”이다. 제주는 삼겹살과 목살 등의 부위가 대량으로 소비되는 지역이다 보니 <진짜 돼지 갈비>을 경험할 수 있다. 7. 내 사진에서 봐도 생갈비 정형이 굉장히 깔끔하다. 거의 직사각형에 근접한 모양과 갈비 좌측부터 우측까지 비슷한 두께감은 제대로만 구워내면 최고의 식감일거란 기대감을 준다. 8. 공기밥과 함께 나온 서비스 된장찌개조차 훌륭하다. 고깃집에서 된장과 쌈장을 조합해 끓여내는 전형적인 된장찌개가 아니라 표고버섯 향 가득한 제대로 된 맛이다. 9. 다만 맛이나 보자고 추가 주문한 막국수는 내 입맛에는 좀 아쉬웠다. 육수를 별도로 붓는 것은 춘천식인데, 양념장은 제주 밀면의 그것과 유사하다. 배와 오이채를 낸 것은 4천원 막국수에 황송한 일이나 면이 역시나 가격에 걸맞게 시판면이다. 가격어치는 충분히 하나 돼지갈비를 먹고 올라간 기대치에는 미달했던 걸로.. #추가잡설 이것만 지키면 집에서도 충분히 맛있는 고기 구이를 먹을 수 있다. A. 굽기 전 최소 1시간 정도는 상온에 고기를 두어 고기 내외부의 온도차를 줄인다. B. 고기 핏물은 키친 타월로 충분히 닦아낸다. C. 월계수잎을 고기 사이에 두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잡내를 제거할 수 있다. D. 고기를 작게 자르지 마라. 작게 자른 사이즈로는 육즙을 가둬둘 수 없다. E. 고기를 구운 후 최소 5분 이상 레스팅 과정을 거쳐 고기 안에서 육즙이 돌게 하라.

상원가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관광로 1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