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구례의 보배, 술꾼들의 성지 1. 구례에 가면 허름한 외관의 식당에서 <전설의 가오리찜>을 먹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한 것이 벌써 수년째.. 오늘 방문하고 보니 백종원의 삼대천왕과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이미 소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새삼 전국 어디든 뻗어있는 방송의 힘을 실감하였다. 2. 식당 벽면에는 오래전 건물 사진에 <가오리찜과 족탕이 술을 부르는 남도 주막>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가게의 바이브와 할머님 두분이 오며 가며 툭툭 챙겨주시는 정성, 음식의 아우라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내 기억 속 <주막> 그대로이다. 3. 남도 음식점답게 서울에선 맛보기 힘든 유니크한 메뉴를 이 가격에 맛본다는 기대감이 무색하지 않게 상에 깔리는 반찬이 12가지이다. 특히나 무심한 듯 툭툭 잘라낸 두부 반모에 갓김치, 파김치, 무말랭이를 얹어 먹으면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다. 4. 심지어 구례에선 산수유로 만든 핑크 막걸리가 특산품인지라 밤에 산길에 올라 별보는 계획이 없었다면 밥 대신 막걸리를 주문했을 수도.. 5. 가오리찜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작은 솥뚜껑만한 가오리를 말린 뒤 살짝 꼬들해진 상태에서 부추와 파, 매운 고추 등을 넣고 쩌내는데 색감이 아주 훌륭하다. 살짝 데쳐낸 부추에 가오리살을 턱 얹고 초장을 찍어먹으면 콧소리가 절로 나온다. 6. 아내와 아이가 족탕 경험이 없어 차선책으로 주문한 것은 <제육볶음>이다. 주방에서 1차 조리되어 제공한 후 식탁 위 부르스타로 졸여가며 먹는 방식인데 이 역시 밥반찬으로도 훌륭하지만 술안주에 보다 특화되어 있다. 쫄깃한 삼겹살에 시간이 지날수록 매콤달콤 양념이 배어들어 점점 더 맛이 깊어간다.
동아식당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길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