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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3년

* 한줄평 : 평양 4대 음식, 온반 1. 평양은 고구려 시대부터 수도의 역할을 담당해온 지역이자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곳으로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답게 음식 문화 역시 발달하였다. 농경국가로 발달해온 한반도 지역에서 수도의 역할을 담당했다 함은 곧 농사를 지을 너른 평야와 수원이 있고, 나물과 땔감 채취가 쉬운 산을 끼고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다. 2. 60년 넘게 분단국가로 살아오며 이북의 것은 무조건 그른 것이다라는 엄엄한 시절을 지나오면서도 유독 <평양의 음식>만큼은 남한에서도 실향민의 향수를 달래주는 음식으로 계속 사랑받아왔다. 3. 평양의 4대 진미로 평양냉면, 녹두지짐이, 평양온반, 대동강 숭어국을 꼽는데 남한에서는 봄철 숭어를 회나 탕으로 일부 먹을 뿐 찾아보기 쉽지 않고, 평양냉면과 지짐이는 대중의 사랑을 기반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4. 그런데 탕반문화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에서 사랑받을법도 한데 그간 취급하는 식당이 별로 없어 대중에게는 아직도 인식되지 못한 평양음식이 있으니 바로 <온반>이다. 5. 냉면 먹으러 들른 식당에서 굳이 <국밥>으로 변심 주문하는 경우도 없거니와 국밥치고는 비싼 1만원을 훌쩍 넘으며, 온반에 들어가는 고명이 꽤나 복잡해 주인장 입장에선 들이는 노고에 비해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 메뉴이기도 하다. 새로운 음식을 찾아다니는 나 역시 몇년 전에서야 교대 <설눈>에서 빈대떡 고명을 얹은 <평양온반>을 처음 접할 정도이니.. 6. 음식 역시 <첫경험>이 곧 표준이자 이후 경험하게 될 것들의 허들이기 마련인데, 온반하면 설눈의 그것처럼 닭고기 육수와 고명에 녹두 지짐이를 얹어나올 거라 기대하고 평가옥의 온반을 주문했는데, <만두가 들어간 소고기 장터국밥>이 나왔다. 7. 라면을 끓여도 집마다 레서피가 다른데 아직도 내가 너무 틀에 박힌 전형성에 갇혀 음식을 바라보는구나하는 자책과 함께 국물을 한술 뜨니 기대 이상으로 맛이 훌륭하다. 색으로 보면 국물이 제법 얼큰하겠다 싶은데 오히려 개운하면서도 시원함이 평양냉면 명가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건더기로는 평양만두 한알, 소고기와 당면, 팽이버섯 그리고 특이하게 <육전>이 들어가있다. 8. 그러고보니 국밥이 식지 말라고 녹두지짐이가 밥 위에 올라가야 하는 전형적인 온반과 다르듯 평가옥의 평양냉면 역시 일반적인 평양냉면과 달리 소, 돼지, 닭고기 3가지가 모두 고명으로 올라간다. 다른 평양음식점들과 큰 흐름에서는 함께 하나 이 곳만의 색채가 있다는 것이 평가옥의 특징이다.

평가옥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2 광교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