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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3년

#부암동 #몽핀 #잠봉뵈르 * 한줄평 : 특별한 공간이 주는 특별한 매력 1.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 열풍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계속되며 “옛것의 감성을 그대로 살린 장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레스토랑 공간이 주는 시간적 의미는 곧 “식당의 역사”와 동일한 개념이었지만, 옛것의 유산을 물려받아 새로운 형태로 <공간의 명맥>을 이어가는 개념적 확장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2. 직물산업이 번창했던 강화도의 <조양방직> 공장이 대형 베이커리 카페로, 선박 수리업이 발달했던 부산 영도의 공장을 개조하여 엔틱한 컨셉의 <에쎄떼>라는 멋들어진 감성 카페로 재탄생하며 옛것과 새로운 것의 콜라보가 이루어진 것이 바로 그런 사례이다. 3. 그런 점에서 부암동 석파랑에 자리잡은 <몽핀>이라는 카페는 공간의 역사 뿐 아니라 <흥선대원군의 석파정에 담긴 대한제국의 역사>, 그리고 임태언 쉐프가 이끄는 <르빵>의 콜라보로 이루어진 더욱 특별한 곳이라 할 수 있다. 4. <밤식빵>이라는 걸출한 메뉴를 시장에서 선점하고, 어린아이 몸통만한 <맘모스빵>으로 입지를 굳히고, <생크림 딸기케이크>로 인기를 끄는 르빵의 제품 중 내가 오히려 가장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바게트>이다. 5. 바게트는 물, 소금, 효모, 밀가루라는 단촐한 4가지 재료로만 만들어지는 빵이다보니 재료 자체가 주는 풍미와 반죽을 하는 베이커의 숙련도만으로 맛이 크게 다른 <예민한 빵>이다. 어렵지 않게 만들 순 있지만, 맛있게 만들긴 어렵다. 6. 르노뜨르 출신의 임태언 오너 쉐프는 매년 바게트 대회를 열어 제빵사들의 실력을 겨루는데, 이런 노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르빵의 바게트는 겉은 바삭하며, 속은 부드러운 것이 남다른 풍미와 식감을 준다. 오늘 먹은 것 중 가장 좋았었던 것은 그렇게 해서 만든 <잠봉뵈르 : 바게트 샌드위치>이다. 7. 이전 방문에선 만나지 못했던 신메뉴인 샐러드를 얹은 <감자빵 바게트>와 풍미 좋은 체다 치즈가 듬뿍 들어간 <콰트로 치즈 브레드> 역시 훌륭했다.. 8. <서울 유일의 지하동굴 카페>인 몽핀의 또 다른 매력은 <음악감상실> 못지 않은 고가의 오디오 시스템이다. 국내에도 몇 없다는 Altec A5 극장용 스피커와 독일 명기인 Eurodyn 앰프의 조합은 정말 서너곡만 들어도 커피값은 뽑았다 싶을만큼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는 장비 자체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소리에 <동굴>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울림>이 더해진 몽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 할 수 있다. • 추가잡설 임태언 쉐프가 “내가 기다리는 건 손님보다 손님의 칭찬”이라고 인터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긴 그러고보면 르빵과 몽핀의 인기 상품은 위에서 언급한 밤식빵과 맘모스, 딸기케이크이지만 제빵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워낙 재료가 튼실하게 들어가 원가의 부담이 높을테고 수익 창출형 효자제품 역시 아닐테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이 빵들은 르빵의 시그니처이자 캐릭터 제품으로 수익보다는 칭찬을 바라고 만든 제빵인의 마음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 본 글의 전문은 brunch.co.kr/@ochan/26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몽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307 석파랑 신관 지하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