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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4년

* 한줄평 : 맛집의 옆집 1. 서울 중구 오장동의 시간은 1980년대와 90년대 어느 중간 즈음 멈춰있다. 날이 갈수록 번화해자는 것이 서울 거리라지만, 이곳만큼은 오히려 함흥냉면 식당이 성업하며 북적였던 1970년대의 영화가 사그러졌으니 찬바람 부는 계절의 오장동은 쓸쓸하다. 2. 신창면옥이 평택으로 이전하며 굳건한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했던 오장동에 남은 냉면집은 이제 흥남집과 함흥냉면 두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여년 4대째 대물림하는 흥남집이 있는 한 여전히 오장동은 대한민국 함흥냉면의 메카이다. 3. 그런 집이 있다. 메뉴 자체가 갖는 한계성 때문에 굳이 따로 방문할 필요는 없지만 인근 유명 맛집 간 김에 들리면 왠지 조금 아쉬웠던 외식 나들이가 더욱 풍성해지는, 이른바 <맛집의 옆집>이다. 4. 흥남집 바로 길건너 중부시장 초입에는 <생활의 달인>에 소개되었던 꽈배기 도너츠 포장마차가 있다. 원래는 30여년 넘게 노부부가 운영하다 이제는 자제분이 이어받아 할머님과 함께 가게를 이어나가고 있다. 5. 냉면만으로 살짝 부족했던 속을 도너츠 후식으로 채우는 조합은 꽤 괜찮은 선택인데, 생활의 달인 도너츠 반죽 비법을 갖고 계셨던 할아버님의 기술이 온전히 전수되지 않은 것인지 혹은 방송의 힘인지는 모르겠으나 맛은 아쉬운 면이 있다. 6. 가격때문이기도 하지만, 양배추로 속을 채운 옛날 고로케는 너무 옛날 방식이었고 꽈배기에선 밀가루내가 거슬렸다. 다만 다소 아쉬웠던 반죽에 비해 튀김 기술은 칭찬할만 했다. 7. 맛은 아쉬웠을망정 음식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따사로웠다. 시장에서 사먹는 꽈배기와 도너츠가 어디 맛으로 선택하는 음식이던가? 시장 도너츠에는 던킨과 크리스피, 랜디스에선 담아내지 못 하는 아우라가 있다.

오장 도너츠 맛집

서울 중구 마른내로 111 수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