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이네 돈까스 ⭐️⭐️⭐️⭐️ 인간이 바삭바삭한 음식을 찾는 것은 인간이 영장류이던 시절 곤충의 식감을 즐기던 것이 미각적 유산으로 남아 있어서라는 설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유전자가 나에게는 유독 많이 남아 있는지, 입천장이 벗겨질 정도라며 사람들이 불평을 하는 튀김 요리도 나에게는 반가울 지경이다. 돈까스나 탕수육은 꼭 소스를 따로 달라고 한다. 튀김이 눅눅해지는 것은 튀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탕수육이 원래 ‘그런’ 요리가 아니란 건 안다) 그렇기 때문에 몇 년 전 이영자가 이촌동에 있는 돈까스+잔치국수의 콜라보를 소개했을 때 그 돈까스가 눅눅해지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기 때문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청주에는 더 심한(?!) 메뉴가 있다. 돈냉면이다. 차가운 냉면 위에… 뜨거운 돈까스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청주 현지분들이 입을 모아서 칭찬을 하는 바람에 (’나도 바삭거리는 돈까스를 좋아해!‘) 홀린 듯이 방문하게 되었다 메뉴는 크게 일반돈까스와 돈냉면(물냉, 비냉)으로 나뉘는데, 비냉파임에도 불구하고 물냉이 더 맛있다는, ‘사실’에 기반한 후기를 바탕으로 물돈냉면(12,000원)을 주문했다. 일단 경양식 돈까스집 구색에 맞게 알량하고 달콤한 스프를 주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등장한 돈냉면은 정말 신기한 맛이었다. 처음에는 돈까스가 분명 따뜻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냉면이 미지근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는 쪽은 돈까스이다. 놀랍게도 바삭함은 식사를 마칠 때까지 ’거의‘ 유지되지만, 따뜻함은 점차 식어간다. 하지만 돈까스의 그 미지근함이 싫지는 않다. 살짝 느끼해질 수 있는 돈까스를 얼음장 같은 냉면이 매콤새콤한 맛을 내며 잡아준다. 전혀 맞을 것 같지 않던 두 요리의 조합이 예상을 뛰어넘어 그 놀라움에도 가산점이 더해진다. 두번째 방문할 때는 일반돈까스(매운소스)를 주문했다(12,000원). 돈까스 그 자체로도 흠이 없다.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고, 질 좋은 고기를 눅눅해지지 않게 알맞은 온도에서 솜씨좋게 튀겨낸 티가 난다. 간만에 먹는 경양식 돈까스(특: 먹을 때 숫가락, 젓가락, 포크, 나이프 다 씀)은 정말 좋았지만 역시 밥을 아이스크림 스쿱에 퍼주는 전통은 항상 서운하다. 양껏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싶어서 공기밥을 따로 주문하고 두 장 중 한 장은 포장해 왔다. 청주 안에도, 그리고 다른 도시에도 분점이 조금 있는 것 같지만 성안길이 본점이다. 청주에 가볍게 놀러온다면 꼭 한번 시도해보기를 추천한다.

짱이네 수제 돈까스 & 칡냉면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59번길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