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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국밥가
추천해요
10개월

우리에게 익숙한 순대는 돼지의 곱창에 선지를 그대로 넣기 때문에 순대가 검붉은 색을 띄고 있다. 생겨먹은게 선지의 응고로 인해 색이 검붉을 수 밖에 없고 순대라는 것은 그렇게 생겨먹었기에 다른 건 상상해본적이 없다. 그런데 그 룰을 깬 순대국집이 있다. 충남 부여군 홍산면에 있는 홍산할매순대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홍산할매순대는 홍산면 시장 초입에 자리잡고있다. 시장 자체의 규모가 작아서 많은 인파가 몰리지는 않지만 국밥집 앞은 문전성시. 순대국집 건물과 시장의 물건이 한데 어우러져 섞여있다. 시골의 순대국집의 포스는 이것이다 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식당 내부의 인테리어를 보면 남북전쟁이 막 끝난 시점으로 돌아온것같다. 흰 배경에 파란글씨의 디지털 인쇄 간판은 내부 인테리어와 주방 시설에 비교하면 테슬라급이다. 간혹 시골 시장의 순대는 퀄리티가 떨어지고 프랜차이즈보다 못할때가 있으나 홍산할매는 맛도 젊은 사람들을 홀릴정도로 매력적이다. 특히 하얀 백순대가 이색적이면서도 그 풍성한 맛과 일반 순대의 10배는 더 부드러운 식감에 처음 먹어본 사람은 한입 먹고는 눈이 크게 떠진다. 주고객은 맛도리 어르신들과 청장년층이다. 할아버지들은 술을 빼놓지 않고 드신다. 그만큼 순댓국에 소주는 참을 수 없는 조합이라는 뜻이겠지. 순대국도 매력적이지만 18,000원에 판매하는 순대접시도 상당한 캐릭터를 가지고있는데 그 비법은 빨간 고추장 양념이다. 내장을 빨간 양념과 함께 볶아서 순대와 함께 내어주는데 맵지도 않고 소주 안주로 그만이다. 순대국은 순대와 돼지 내장이 들어가는데 돼지 내장도 상당히 부드럽고 먹어보길 추천한다. 순대의 주 재료인 선지는 가만히 두면 혈장과 혈청으로 분리가 된다. 아래 가라앉는 검붉은 피는 혈장이고 위에 뜨는 미백색의 투명한 물질이 혈청인데 홍산 할매 순대는 이 혈청을 이용해 순대를 만든다. 혈청은 끈적끈적한 면역물질로 보통 백신이나 시험 검사에 사용된다. 이걸 이용해 순대를 만들었다는 것이 꽤 기막힌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이미 1대 창시자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2대로 그분의 아들이 이어서 순대를 만들고 있으니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것에 그저 검사할 따름이다. 아직 원조 할머니의 맛을 내지 못해 현지 분들은 옛날이 더 맛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입맛도 변하는 법 나는 원조의 맛을 모르니 지금의 맛에도 충분히 만족할뿐이다.

할매순대

충남 부여군 홍산면 남촌로9번길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