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즉 ‘도다리쑥국’ 철이다. 분소식당은 TV 프로 알쓸신잡에 나온 후 더 유명해진 집인데 평소에는 복집으로 알려져있지만 봄 한 철만큼은 주메뉴가 도다리쑥국이라해도 무방하다. 도다리쑥국이 나오기 전, 밥과 8종류의 반찬이 나온다. 밥은 윤기가 좌르르하여 찰지고 양도 많지 않아 한 그릇쯤은 남김없이 먹어진다. 반찬들 중에는 배추김치와 파김치에 젓가락이 많이 간다. 바로 강한 젓갈향의 풍미가 먹을수록 자꾸 먹게 만들기 때문이다. 드디어 도다리쑥국이 나왔다. 도다리라는 생선은 그 자체가 담백한 맛을 가지고 있어 맑은 탕으로 끓이는 게 보통이다. 막 나온 분소식당의 맑은 국에 잠긴 도다리 상태가 아주 신선해 보인다. 도다리쑥국의 첫 맛은 은근히 올라오는 쑥향이 맑은 국물과 어우러진다고 해야하나. 둘이 참 궁합이 좋다. 도다리살도 쫄깃하다기보다는 부드러운 편이니 가시 몇 개 빼곤 남길 게 없다. 식당 사장님이 “국물에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으니 양념이나 후추를 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하셨는데 어떤 양념이 들어가더라도 국물에 배인 고집 센 쑥향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 같다. 아, 이제 봄이 다가오면 도다리쑥국이 생각나 얼마나 몸이 근질거릴지 미리부터 걱정이다.
분소식당
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20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