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애호박찌개를 먹겠단 일념으로 무작정 광주로.. 교통편이 열악합니다. 버스 배차 간격이 기본 70분 이상... 다만 광주송정역에서 가까운 편이라 택시로 15분 걸립니다. 택시비는 9천 원선. 빨리 가야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택시를 탄 거였는데, 푸짐한 찌개+밥 1인분에 만 원밖에 안하니까 아깝단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도착하면 가게에 들어가 번호표를 받아놔야 합니다. 저희는 토요일 11시 35분쯤 번호표 받아 대기 시작, 40분을 기다렸습니다. 12시 넘어가면서 찾아오는 사람이 늘어났던 것 같아요. 기다리다보면 들기름 냄새가 솔솔 나는데 식당 바로 옆에 방앗간+떡집이 있습니다. 식당과 주인이 같은 듯한데 여기서 배고픈 손님들이 떡을 사 먹으며 기다리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메뉴가 하나뿐인 식당입니다. 자리를 잡고 13분 후에 꿈에 그리던 애호박찌개가 나왔습니다. 빨개서 매워보이는데 정말 다른 분 말대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라 신기했습니다. 애호박, 당근, 특히 양파랑 돼지고기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음. 산더미처럼 쌓인 건더기를 먹다보면 밑에 깔린 밥에 도달합니다. 쌀밥이 국물을 진하게 머금고 있어 정말 맛남. 문제는 먹어도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 양이라는 점입니다. 직원께 여쭤보니 기본으로 밥 2공기가 들어가고, 처음에 "밥 조금"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고. 평범한 사람은 "밥 조금" 버전으로 주문하는 것이 음식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길입니다. 맛있는데도 불구하고 밥을 남겨서 기분이 찜찜. 이날 저녁을 따로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습니다. 식당이 엄청 넓지도 않지만, 음식도 건더기가 산더미인 데다 밥 양도 많으니까 빨리 먹을 수 없는 구조라서... 대기 시간이 긴 것 같았습니다. 저희 옆 테이블 손님들은 비닐봉지를 달라고 하셨는데, 거기에 일부 건더기를 덜어 넣고 드시더라고요. 포장 주문 자체는 안 된다고 합니다. 화장실은 식당 건물 옆에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있고 여자화장실은 2칸이었습니다. 주차 공간이 마땅찮아서 골목에 차를 대야하고 근처에 산단도 있어 차가 많이 다니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맛있게 먹고 나왔지만, 친구랑 저 둘다 '한 번 먹어봤으니 이제 됐다'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맛 때문인지, 접근성과 대기 시간 문제 때문인지...
명화식육식당
광주 광산구 평동로 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