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프랑스 가정식을 내는 곳. 단품도 있지만 세트로 시키는 쪽이 여러모로 이득이다. 세트로 시키면 에피타이저와 본식, 후식을 묶어서 먹을 수 있다. 손으로 쓴 메뉴판이 인상적이라 여러번 들춰봤다. 전식으로 나온 에스까르고는 다소 실망스럽다. 감칠맛 있는 바질소스가 무색하게 도통 나오질 않는 속살과 씨름하다 더 허기지기만 하고ㅠㅠ 네 사람이 앉아 에스까르고와 낑낑대다 두 개는 결국 못 꺼냈다. 양파수프는 적절한 온도로 서브돼서 작은 테이블에서도 나눠 먹기에 좋다. 의외로 이 온도를 못 맞추는 곳이 많아서 테이블에 올려두고 나눠먹다 팔을 데이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내겐 중요한 포인트다. 아무도 신경 안 쓰겠지만…(-_- )닭고기와 파스타를 넣어 구워낸 요리는 걸쭉하고 보드라운 맛이 무척 좋다. 닭고기 기름이 소스와 섞여 감칠맛을 내는데 끝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파인다이닝이 아니라 가정식이라고 이름 붙인 것에 걸맞게 소박하고 둥글둥글한 느낌의 소스가 좋았다. 바질 페스토 올린 파스타는 심이 살아있는 정도로 익혀서 페스토랑 좀 안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이건 취향의 차이인 것 같으니 다음에 간다면 면을 조금 더 삶아달라고 해야겠다. 부르기뇽도 합격점 줄 만한 맛. 후식으로 까눌레와 차가 나오는데 차가 정말 맛있다. 첫 맛은 떫은 맛이 살짝 느껴지는데 뒷맛이 크리미하게 올라오며 슈크림 느낌이 난다. 자체 블렌딩한 차라는데 이 차만 잔뜩 사오고 싶을 정도. 까눌레는 럼향이 확 풍기진 않지만 차와 궁합이 좋았다. 오히려 퍼블리크처럼 색이 강했다면 안 어울렸을 것 같기도. 실내도 음식도 동네 오래된 식당 같아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재방문 의사 있음!
엘라디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53-28 1층
로즈와마리 @jsy89220
에스카르고 ㅜㅠ.
파랑곰 @polarbear
@jsy89220 너무 작아서 꺼내기 힘들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