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숙성스시가 취향인가봐요. 이 자극적인 맛. 인생 스시다 인생 스시. 가격이 부담스러울 지언정 후회없는 선택. 원래 아재개그 잘 안 받아주는데 너무 맛있어서 기분좋아지는 바람에 마스터랑 거의 만담하고 옴^_____^ "제 이마에 뭐가 묻었다"시길래 '헐 뭐야 예쁘다고 하는거야? 나 쌩얼인데 아이참, 립서비스 대단하시네, 난 뭐라고 반응해야하지?' 하고 마음의 준비중이었는데, 아 그건 아니고 "센스가 묻었다"고....ㅋ ㅎ... 당연하죠 전 (주접으로 점철된) 사회생활 만렙이라고요. "아유, 이건 떼어낼 수가 없어요!" 사실 아재개그에 반응하고 말고는 으ㅣ지의 문제잖아여. 그런 의미에서 불효녀는 웁니다... 아빠, 내가 더 잘할 게! (개그 받아주는 거 말고 다른 쪽으로!) 진심으로 다 좋았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아 좋았던 피스만 언급하자면, [ ] 화과자 피스같아 보는 눈이 즐거웠던 식전 플레이트 얼갈이 가쓰오부시, 금귤, 오보로, 앙금뻐꾸기, 크림치즈꽃이 있음. 당근 아스파라거스 계란으로 만든 ... 햄???훈연해서 향기가 확 올라와서 독특하달까. [ ] 사시미 플레이트 이 중에서 엔가와가 참 좋았는데, 한국 와서 하나도 안 비리고 번들거리지도 않고 부들부들한 엔가와를 잘 못 먹었기 때문. 그 밖에도 잘 먹어본 적 없는 정어리는 짭잘해서 달달한 사케가 더 잘 들어가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어. 참치는 시작도 안했는데 1병 비울 줄 알았다구...! [ ] 참돔 저는 진짜 식재료 캐치하는 능력이 없는듯 ㅋㅋㅋㅋㅋ 먹자마자 '짜장맛이나!'했더니 친구들이 양파맛이라고 정정해주었슴니다. 딱 구운양파 과자맛! 튀긴파도 들어갔고 하여간에 부들부들. [ ] 농어 농어는 어릴때 아빠따라 회로 먹고 잘 안 먹었는데 (광어 특유의 냄새때문에 농어를 더 좋아하긴 했습니다만) 오랜만에 먹으니 더 좋더라. 레몬, 우메보시, 시소의 향이 느껴졌고 양념된 샤리가 참 좋았어요. 기름지고 두툼한 피스 굳. [ ] 참치 (츄토로) 무궁화같은 비주얼...! 기름지고 부드럽고 약간토치불맛도 나는! [ ] "다음 나올 피스는 철통방어입니다"라고 하시길래 저 그런 어종이 진짜 있는 줄 알고 열심히 받아 적었잖아요. 마스터 "철통 방어 맛이 어떠세요~!~! "하시길래 "디펜스 능력이 마치 싸드 같습니다~!~!~!~!"고 받아쳐씀. [ ] 보탄에비 (도화새우) 생새우는 다 아마에빈줄 알고 거대 생새우를 보자마자 "아마에빈가요~~~(아받대 보신분들은 아실 그 멜로디)"라고 했더니 "아마에비 아닌데요~~~~~"라고 받아쳐주신 마스터. 그르그나. 이건 아마에비가 아니그나. 뭐 어때? 맛있고 부드러우면 된 거지. 오늘 이렇게 알아가면 되는 거야! 머리 튀김도 주셔서 냠냠쩝쩝 사케를 들이킵니다. [ ] 가리비 부드럽고 달고 맛이 좋은......... 시원해.쇼블이야? 조개에 누가 여름에 마시는 화이트 와인 식감 나게 하라고했어요? 네??? [ ] 오하기스시 <- 심사숙고 끝에 이것은 저의 앵콜피스가 되었습니다 다진 참치에 단무지를 잘게 썰어 넣어 아삭아삭. 와사비의 아릿한 맛까지 완 벽. 등살, 뱃살 합쳐서 다진 오하기를 닮은 스시. 파도 같이 다진 것 같아요. 자극적인 맛인데 이곳에서밖에 맛볼 수 없을듯해서 앵콜피스로 정했습니다. 앵콜 때는 에도마에 버전으로 주신다더니 웬만한 사람 주먹만한 크기로 싸 주심ㄷㄷㄷ 크니까 더 좋다! [ ] 고등어 와, 2년 숙성하면 이렇게 돼?싶은 시큼한데 잘 익은 맛. 살결이 느껴지는 식감인데 골고러 익었고 어딘가 우메보시 맛도 났어요. 외할머니 동치미 맛같다고 묘사했는데.... 예... 그렇습니다. 마스터가 "고등어는 고등학교를 나와서 생선 중에 가장 똑똑하다"고 하셨는데, 우리 아빠가 이 얘기 듣고 너~~~무 좋아함. 휴... 아빠 내가 더 잘 할게...... [ ] 추가요금 내고 먹은 우럭 와 너무 특이해서 이거 추가하시는 것을 추천. 계란가루, 간장숙성가루를 넣었다는 피스. 모찌맛 나서 '헐???이게 뭐야??? 이게 생선이야????" 물음표만 열개 떠오르는 맛. 시각과 미각의 부조화가 혼란에 빠지게 하는데 그 혼란... 싫지 않다. [ ] 우니 - 크리미한데 크림치즈보다 맛있음. 장담함! 개인적으로 모리아께랑 여기랑 딱 제안에서 우리나라 스시 탑2인데, 모리아께는 담백한 스시, 정통 스시의 일인자라면 여기는 한국인 입맛에 맞춘 자극적인 스시의 일인자 너끰...? 딱 이 두곳을 안 것만으로도 제 인생 성공한 것 같슴다.

타쿠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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