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다. (팀 어른 말씀에 따르면 정이 많으시다고.) 원래 유명했던 일품향을 지금 사장님이 매수하셨다 들었는데, 회사 어른들 몇하고는 하도 많이 가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냐면 회사 어른의 부친상에도 찾아오실 정도라고.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곳인지 너무 궁금했다. 마파두부를 워낙에 좋아하는지라 무조건 마파두부덮밥을 먹겠다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손님은 나뿐. 저녁에는 마파두부덮밥을 안 팔고 (점심에만 파신다고!) 마파두부만 요리로 파신다는 충격적 소식. 마파두부덮밥은 너무 저렴해서 그런가보다. 원래 이거 하나에 맥주 한 잔 먹으면 딱 장부예산에 맞겠구먼. 요리류는 장부예산 초과고 양도 많고.... 다른 메뉴를 먹어보려고 암만 고심해봐도 안 먹고 싶어. 나는 별안간 마파두부 귀신이 되어버렸어.... 안되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마파두부덮밥만 생각하고 왔는데, 장부예산어치 돈 다 받으시고 요리류 마파두부에서 양을 줄여서 주시면 안되겠느냐'고 사정했더니 사장님이 흔쾌히 오케이해주셨다. 바쁘지 않아서 특별히 해주신다고. 무리를 부탁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는데 너무 감사했습니다 ㅠ0ㅠ 그러면서 "양이 많을텐데 덜어서 가져갈래?"라고 물어봐도 주시고 실제로 포장 용기도챙겨주심. 생각보다 매워서 습 습 하며 먹고 있었더니 다가와서는 "국물류 좀 갖다줄까?" 하고 물으신다. 세상마상 자상 그 자체.... 놀라서 고개를 끄덕끄덕했더니 "매운 거, 안 매운 거?" 물어보시고 나는 "안 매운거...!ㅇㅁㅇ....!"하고 대답하고. 지단탕 가져다 주셨다. 세상에나... 역시나 양은 많아서 포장용기에 곱게 담아서 돌아왔다. 내일도 먹을 거야. 감동 한 가득 받고 가게를 나오며 '사장님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오겠습니다!' 인사 박고 나왔다. 돌아와서 팀 어른께 사장님의 자상함을 거의 간증하듯 증언했더니 그 사장님 원래 정이 많으시다고. 하도 많이 간 팀 어른에 따르면 뭐 하나가 특출나게 너무 맛있어! 보다는 다 전반적으로 맛있는 편인 곳이고. 뭘 먹을지 몰라 고민된다면 그저 사장님께 추천받으면 된다고 한다. 가지튀김이 맛있으셨다던데 조만간 다시와서 제값내고 가지튀김하고 다른 걸 시켜 보답하려고 한다. 감동받아서 이미 '맛있다!'로 딱 정했다. 세상은 따뜻한 곳이다...!
일품향
서울 중구 남대문로 52-1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