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미스터리 브루잉, 낮술 여섯잔 합니다 경의선 숲길 따라 걷다 보면 슬슬 기분이 좋아집니다. 햇살은 따뜻하고, 나무 그늘은 시원하고, 바람까지 적당하니 딱히 어디를 가지 않아도 괜히 하루가 잘 흘러가는 느낌. 그렇게 걷다가 공덕역 근처쯤에서 발견한 곳, 미스터리 브루잉(Mystery Brewing). 경의선 책거리 조금 지나, 조용한 골목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동네 주민 아니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인데 가게 앞에 놓인 맥주통과 테라스 테이블이 시선을 잡아끌었습니다. 가게 외관은 얼핏 보면 로스터리 카페 같은 느낌도 나고 살짝 힙한 공방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막상 들어가 보면 분위기는 오히려 편안한 펍에 가깝고,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와도 부담 없고, 여럿이 와도 조용히 이야기 나누기 좋습니다. 오늘은 딱히 맥주 생각 없었는데 테라스에 앉아 있으니 목이 말라서 샘플러 하나 주문. 6종 샘플러 세트(22,000원)인데 이 정도 구성이면 가격도 괜찮고, 무엇보다 맥주 퀄리티가 기대 이상입니다. 이 집은 직접 양조한 맥주도 내놓고, 외부 브루어리와 협업하거나 셀렉한 맥주도 같이 취급하는데요. 페일에일부터 IPA, 바이젠, 스타우트, 세종까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고, 스타일도 다양해서 진짜 ‘낮술 여섯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구성입니다. 특히 IPA 계열은 너무 과하지 않고, 향긋함과 쌉싸름함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잡았고 바이젠도 무겁지 않게, 부드러운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세종은 향이 꽤 복잡하고 독특해서 낯선 스타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듯하고요. 요즘처럼 날씨 좋은 날엔 낮부터 테라스에서 조용히 맥주 한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그럴 때 경의선 숲길 따라 걷다가 미스터리 브루잉에서 맥주 여섯잔, 천천히 즐기고 가는 하루. 아무 일도 없었지만 괜히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더라구요.
미스터리 브루잉 컴퍼니
서울 마포구 독막로 311 국민건강보험공단 1층